
약 12명의 저명한 기독교 지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인공지능(AI) 시대를 이끌기 위해 '지혜로운 지도력'을 발휘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개 서한을 최근 발표했다. 이들은 AI가 가진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그에 따른 위험성을 경고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AI 발전을 관리할 중요한 역할을 맡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서한에서 이들은 트럼프를 'AI 대통령'이라고 칭하며, 그가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이 시점에 맞춰 대통령직에 재선됐음을 강조했다. 이들은 "당신은 세계 지도자로서 AI의 발전을 이끌어갈 사명도 맡고 있다"며, AI의 발전을 위한 지혜로운 지도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한은 기독교 신앙이 과학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AI가 어떻게 인류를 위한 문제 해결과 질병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긍정적인 비전을 공유했다. 그러나 동시에 '자율적인 인간을 초과하는 스마트한 기계들'의 위험성과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지능을 가진 AI'의 등장에 대한 심각한 우려도 표명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AI가 인간 중심의 윤리적 가치를 존중하도록 보장할 수 있는 'AI 자문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 위원회는 기독교인, 윤리학자, 그리고 다른 전문가들로 구성돼야 하며,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보다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한에서 제시된 주요 내용은 △AI의 발전을 빠르게 이끌되, 위험을 관리하는 계획을 세울 것 △AI의 무기화, 지식 노동 분야의 파괴 등 여러 위험 요소에 대해 인식할 것 △공공 교육을 통해 AI의 혜택과 위험을 균형 있게 전달할 것 △윤리적 기준을 중심으로 한 독립적인 자문위원회를 운영할 것 등이다.
AI의 발전이 가져올 사회적·윤리적 영향을 고민하는 기독교 지도자들은 AI의 책임 있는 개발과 관리가 상업적 이익이나 안보적 관점에만 국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문위원회가 '이익 추구'나 '안보'가 아닌 '인류의 최선'을 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서한은 단순히 기독교인들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다. 서명자들은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교 지도자들에게도 서명 참여를 독려하며, AI의 발전이 인류와 인간 존엄성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가톨릭 교황인 레오 14세도 최근 AI에 대해 "인간 존엄성, 정의, 노동을 위협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서한을 작성한 조니 무어(Johnnie Moore) 목사는 'AI 가속주의자이자 동시에 AI 경고론자'라고 자칭하며, AI의 발전을 빠르게 추진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할 위험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책임감 없이 개발될 경우, 이 기술이 얼마나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무어는 AI 기술에 대한 지나치게 우려하는 태도가 과거 핵 에너지의 발전을 억제했던 상황을 반복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핵 에너지처럼, 잘못된 공포 정책으로 30년간 발전을 멈추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며, AI의 발전을 긍정적인 면을 알리는 동시에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을 교육할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