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 Z세대, 특히 20대 초반의 젊은 세대들은 친구와의 관계 혹은 수련회·MT 등에서 신앙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부보다 '행복한 가정'을 중요시하고, 절반 이상(56%)은 '혼전 순결'에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 이하 목데연)는 20일 '넘버즈 287호'를 통해 지난해(2024년 5월) 실시한 Z세대 신앙 실태 조사를 재분석하고, 그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혼전순결에 대해 '찬성'하는 비율은 44%, '반대'는 25%,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31%로 나타났다. 목데연은 "혼전순결을 찬성하거나 판단을 유보한 응답이 전체의 56%에 달한다는 점에서, 신앙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Z세대의 정서가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신앙 성장에 도움 되는 것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목회데이터연구소
Z세대 크리스천이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로는 '행복한 가정'(28%)이 가장 많았고, 이어 '신앙생활'(24%), '개인적 건강'(20%), '경제적 부'(11%) 순이었다. 물질적 성공보다 본질적 가치에 무게를 두는 성향이 확연히 나타났다.
신앙 성장에 가장 도움이 된 교회 활동으로는 '예배와 설교'가 35%로 1위를 차지했다. '교회 친구들과의 관계/교제'(23%), '수련회 혹은 MT'(14%) 등도 언급됐는데, 20대 초반(19~24세)은 수련회/MT(20%)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연령별 특성에 맞춘 맞춤형 신앙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점도 부각됐다.
Z세대가 실제로 가장 많이 고민하는 문제는 '진로와 취업'(50%)이었고, '연애/결혼'(22%), '학교생활'과 '가정 문제'(각 7%)가 뒤를 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담임목사들도 '진로'(74%)를 가장 큰 고민으로 꼽았지만, Z세대가 체감하는 '연애/결혼'에 대한 고민은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Z세대 크리스천의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인식은 "사회의 질서와 미풍양속을 해치므로 자제해야 한다"(50%)와 "개인의 표현의 자유이므로 상관할 바 아니다"(50%)로 정확히 양분됐다. 이는 신앙과 개인의 자유라는 가치 사이에서의 균형을 중시하는 Z세대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고 목데연은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29세 기독교인 교회 출석자 500명과 담임목사 500명을 대상으로 2024년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실시됐으며, Z세대의 신앙 특성과 목회자들의 인식의 간극을 함께 조명했다. 한 청년부 목회자는 "Z세대는 더 이상 '미래의 교회'가 아닌 '현재의 교회'"라며 "그들을 깊이 이해하고 수용하는 교회의 전략이 절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