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12일 오후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 인질 에단 알렉산더(Edan Alexander·21)를 석방했다. 2023년 10월 7일 가자지구 기습 공격으로 납치한 지 584일 만이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오후 7시경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국제적십자사(ICRC)의 정보에 따르면, 인질 1명이 적십자사에 인계됐다"고 밝혔다.

알렉산더는 이스라엘군 특수부대의 호위 속에 이스라엘 남부의 진지로 이동해 기다리던 가족과 재회했다. 그는 이곳에서 간단한 건강검진을 받은 뒤 텔아비브의 의료시설로 옮겨졌다.

예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병사 에단의 귀환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감사한 마음"이라며 "하마스가 여전히 붙들고 있는 인질 58명을 구출하겠다는 의지는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의 군사적 압박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적 압박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승리의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모든 인질의 석방과 하마스 소탕이라는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하마스 무장 조직 알카심여단도 성명을 통해 "미국 시민권을 가진 시온주의자 병사 에단 알렉산더를 미국 행정부와의 접촉 끝에 석방했다. 진지하고 책임감 있는 협상을 통해 포로 석방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인질 석방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지난 1∼2월 휴전 합의에 따라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교환한 지 약 3달 만에 처음 이뤄진 것이다. 3월 들어 양측이 합의했던 휴전 1단계가 만료되고 연장 협상이 교착되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을 재개하면서 인질 석방도 중단됐다.

알렉산더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했을 때 끌려간 251명 중 한 명이다. 납치 당시 그는 이스라엘군 소속으로 가자지구 국경 부근의 한 보병부대에서 복무 중이었다. 알렉산더는 미국 뉴저지 출신으로, 아직 가자지구에 억류된 마지막 미국인 생존자로 알려졌다.

전날 밤 하마스 정치국 고위 인사 칼릴 알하야는 "하마스는 휴전 달성을 위한 노력의 하나로 지난 며칠간 미국 행정부와 접촉했다"며 알렉산더를 풀어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인질 58명이 남아 있으며, 그 가운데 20명만 살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