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와의 전쟁을 중단하고 평화 회담을 위한 구체적인 첫 걸음을 내딛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히 트럼프가 제안한 '30일간의 휴전' 구상을 "지금 당장이라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하며, 러시아 측의 반응을 촉구했다. 

현지시간 8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진행하고 이 내용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에 직접 공개했다. 그는 이 통화에서 "우리는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의 지속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며, "구체적인 실행 단계까지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통화 중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는 "지금 당장, 오늘부터라도" 30일간의 휴전 조치를 시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러시아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이며, 공은 러시아 측에 넘어가 있음을 시사했다.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가 평화 회담에 대해 열린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아무 조건 없는 정전에서부터 시작해 전쟁을 끝내고자 하는 진지한 태도를 보인다면, 우리는 어떤 형태의 회담에도 기꺼이 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조건부 회담이나 외교적 경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과거와는 다소 다른 유연한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자신이 구상한 휴전안을 바탕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끝내는 데 도움을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구체적인 평화 협정 마련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정치권 내에서 다시금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는 상황과도 맞물리며, 국제 외교무대에서의 영향력 복귀 가능성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입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나왔으며, 향후 전쟁 정세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우크라이나가 공식적으로 '무조건 정전'을 포함한 형태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상대국인 러시아의 전략 변화 유도와 국제사회의 주목을 동시에 노린 메시지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에서 철수하고, 자국의 주권이 보장될 때에만 평화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은 단기적이나마 군사적 충돌을 멈추는 시도에 대해 보다 유연한 접근을 취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