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와 파키스탄 간 갈등이 점차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두 나라 모두에게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자제하고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중국은 이 두 국가가 모두 자국의 인접국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상황을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와 함께 지역 안정을 위한 노력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 린젠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최근 무력 충돌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중국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이웃일 뿐 아니라, 모두 중국의 인접국이기도 하다"며 "현재의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느낀다"고 밝혔다.
린 대변인은 "중국은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전제한 뒤, "인도와 파키스탄이 대국적인 시각에서 평화와 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유엔 헌장과 국제법의 기본 원칙을 성실히 이행하면서 냉정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피해야 한다"며, 양국 모두의 자제를 거듭 촉구했다.
이와 함께 린 대변인은 중국이 국제사회와 협력해 이번 긴장 사태의 완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중국은 계속해서 건설적인 방식으로 긴장 완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국제사회와 함께 협력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나가는 데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지난달 말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테러 공격 이후 양국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6월 22일 인도령 카슈미르의 대표적 휴양지인 파할감에서는 관광객들을 겨냥한 무차별 총기 테러가 발생해 민간인 26명이 목숨을 잃는 참극이 벌어졌다. 인도 정부는 이 사건의 배후에 파키스탄 연계 무장세력이 있다고 주장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고, 이후 양국은 국경 지대에서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한 공방을 벌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경지대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양측의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한 외교적 해법 모색에 부심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발언을 통해 강대국으로서의 외교적 중재 역할을 모색하면서도, 양국 간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베이징은 인도와 파키스탄 모두와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어느 한쪽에 명확히 편을 들기보다는 사태 완화와 외교적 해결을 독려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