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독교인들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90시간 동안 성경을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낭독하는 '성경 봉독 마라톤(Bible Reading Marathon)'이 지난 4월 26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됐다. 이 행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중에게 알리고 국가의 기초가 되는 성경의 가치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번 행사는 성경 보급 사역 단체인 '씨드라인 인터내셔널'(Seedline International)이 주관하고 있으며, 그 설립자인 키스 데이빗슨(Keith Davidson)은 "이는 정치적 해석이나 논평 없이 순수하게 성경 낭독에 집중하는 행사"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사전에 배정된 시간에 맞춰 성경을 낭독했다. 

데이빗슨은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의회와 국민들의 시선을 다시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리고자 이 행사를 열었다"며 "이 나라가 세워진 기초를 기억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멈춰 서서 성경 낭독을 듣기도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28일 하루 동안에도 약 75명이 발걸음을 멈추고 낭독을 들었다고. 

현장에는 100권 이상의 다양한 언어로 된 성경이 비치돼 있으며, 누구나 자신의 모국어로 성경을 낭독할 수 있도록 참여가 열려 있었다.

28일에는 국회의사당 내부에 있는 하원의원 전속 목사실에서도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 별도의 낭독 행사가 진행됐으며, 이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씨드라인 인터내셔널은 2019년부터 이 행사 주관을 맡아왔지만, 본래 이 행사는 1990년 존 해시(John Hash)와 코린시아 분(Corinthia Boone)에 의해 처음 시작됐다. 

버지니아주 크라이스트 채플 아카데미(Christ Chapel Academy) 소속 교사 데브라 호틀(Debra Hottle)은 "올해도 약 10명의 학생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성경을 낭독했다"고 밝혔다. 1990년대부터 학생들을 행사에 참여시켜 온 그녀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운 것을 실천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같은 학교의 교사 브렌다 프레이더(Brenda Prather)는 "학생들이 국회의사당 경비원들과 함께 기도했다"고 전했다.

기드온 인터내셔널(Gideons International) 소속 아베 실로스(Abe Silos) 역시 두 번째로 봉독에 참여했다. 그는 젊은이들 중 상당수가 신약성경조차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께서는 매일 우리에게 말씀하시며, 그 주요 수단은 성경"이라며 "하나님의 말씀을 높이는 일이 지금 이 나라에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로스는 "모든 사람의 마음엔 공허함이 있으며, 인간은 본래 무언가를 예배하도록 창조됐다"며 "우리가 그 공허함의 진짜 목적을 찾지 못하면 세상 어떤 것이라도 예배하게 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