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자유 전만큼 유연하진 않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분위기만은 아냐
애국적 기독교인 되고 재교육 힘써야  

제35회 포럼카이로스 국제세미나가 4월 29일(화) 오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4층 소망실에서 '시진핑 시대 중국 종교정책과 중국교회의 동향'을 주제로 진행됐다.

한국기독교사회발전협회와 동북아선교연구센터가 공동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서는 홍콩성공회 필립 위커리(Philip Wickeri) 박사가 강사로 나섰으며 동북아선교연구센터 대표 김종구 목사가 사회와 통역을 맡았다.

홍콩성공회 대주교의 신학 및 역사 연구 고문이자 신학대학 교회사 교수인 필립 위커리 박사는 애덕기금회(Amity Foundation) 해외연락사무소장을 거쳐 버클리연합신학대학원(GTU)과 샌프란시스코신학대학교(SFTS)에서 선교학을 가르쳤다.

위커리 박사는 이날 "중국의 기독교 상황이 이전만큼 유연하지 않다. 특히 종교와 학문에서 그렇다. 기독교나 종교와 관련된 출판이나 협의회 조직도 불가능하다. 특히 3년간 코로나 기간 사람들과의 소통이 쉽지 않았다"면서도 "결국 우리는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사람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억압된 분위기만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무엇인가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화'와 관련해 "기독교인들은 '중국화'를 '상황화'로 이해한다. 그러나 '상황화'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베이징대학교 장즈강 교수는 '중국화'를 정치·사회·문화의 삼중 구조로 언급했다. 기독교는 정치적으로 반드시 공산당을 지지해야 하며, 중국 사회를 위해 봉사해야 하고, 중국의 전통적·현대적 문화와 일정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견해를 부인하지 않지만, 그것이 중국화에 관한 내용을 전부 담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

또 중국의 '종교 정책'을 언급하며 "종교의 자유는 중국 헌법에 보장돼 있다. 중국 정부는 종교 정책을 발표하면서 첫째로 중국화를, 둘째로 '종교 신앙은 반드시 법률에 의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종교법에는 다소 변화가 생겼다. 그 중 하나는 국가종교사무국(SARA)이 본래 국무원 직속기관이었으나 현재는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부 산하로 옮긴 것이다. 이것은 중국 공산당의 종교 정책이 직접적으로 교회에 스며들어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추세가 그렇다"고 했다.

▲필립 위커리 교수(왼쪽)와 통역을 맡은 김종구 목사. ⓒ강혜진 기자
▲필립 위커리 교수(왼쪽)와 통역을 맡은 김종구 목사. ⓒ강혜진 기자 

위커리 박사는 중국 불교의 현황을 언급하며 "약 20~30년 전 중국 젊은이들이 기독교 부흥을 주도한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젊은이들은 기독교보다 불교나 도교에 심취해 있다. 최근 방문한 중국불교학원은 남경신학원보다 4배나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다. 불교 출신의 대표적 지도자인 자오푸추는 기독교 지도자들과 더불어 중국 내 종교의 자유를 확대하기 위해 많은 역할을 해 왔다. 중국의 불교는 종교적으로 기독교와 비슷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사회적으로 훨씬 더 많은 역할을 하며 영향력을 끼쳤다. 그럼에도 불교 역시 여전히 중국화의 과제를 안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 기독교의 3가지 형태를 대학과 사회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지성적 기독교', 삼자애국운동과 중국기독교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제도적 기독교', 민속종교와 혼합된 형태로 민간종교로 분류되는 '대중적 기독교'(미등록 회중, 이단적, 반체제)로 분류했다.

그는 "'지성적 기독교인'은 스스로 기독교인이라 표현하지 않지만 기독교를 연구하는 학자들이다. 이를 대표하는 인물인 주오신핑 교수는 나와 40년 가까이 교류해 오고 있다. 그는 '전 세계의 공산국가 중 기독교인이 공산주의자가 될 수 없도록 못 박고 있는 나라가 중국과 북한뿐인데, 이것은 대단한 손실'이라고 주장했고, 정부 안팎에서 많은 이들이 그를 지지하고 있다. 상황은 어렵지만, 그것이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포기나 절망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삼자애국운동과 중국기독교협의회는 중국에서 기독교 단체로 유일하게 공개된 기관으로, 여전히 단단하게 서 있다. 코로나 3년 동안 모든 교회가 문을 닫고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렸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농촌교회의 경우, 온라인 시스템이나 기술적 바탕이 없었기에 전혀 소통할 수 없었다. 지금에서야 비로소 중국 내 농촌 기독교인들 사이에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수많은 통계는 현재 중국에서 도시나 농촌이나 기독교인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것이 목양 활동의 부족에서 기인한 것도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물론 시스템이나 내용은 다르지만, 제가 섬기는 홍콩교회만 해도 코로나 이후 기독교 인구가 20~30% 정도 감소했다. 중국에서도 거의 비슷하게 감소하고 있지 않을까 추정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교회는 중국화 요구를 받고 있다. 중국교회가 중국사회에 더 잘 스며들고 중국인들에게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대중적 기독교'도 기독교의 한 형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중 종교 안에는 특별히 전혀 기독교적이지 않은 이단적 요소나 형태도 있다. 또 아직 등록하지 않은 교회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 외에도 동방정교회나 로마가톨릭교회도 성장하는 중"이라고 했다.

▲세미나가 진행 중이다.  ⓒ강혜진 기자
▲세미나가 진행 중이다. ⓒ강혜진 기자 

위커리 박사는 "지금 비록 중국교회의 상황이 어렵고 힙들지만, 중국의 기독교인들은 여전히 애국적인 기독교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알고 있는 수많은 정부 관리가 은퇴한 후 기독교인이 됐으며, 다양한 사회 분야에서 기독교인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중국 기독교인 수는 여전히 감소 중이다. 교회도 이러한 현실을 깨닫고 평신도들을 재교육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기독교협의회에 따르면, 2024년 11월 현재까지 중국에서는 약 2억 7천만 권의 성경이 인쇄됐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홍콩이든 유럽이든, 어떤 교회든지 서로 밀접하게 관련을 맺는 게 중요하다. 이것은 교회가 처음 시작될 때부터 가졌던 관계성이다. 특히 중국교회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일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중국교회 안에는 희망으로 삼을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