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30시간 동안의 임시 휴전을 제안했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진정성 없는 제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오후 크렘린궁에서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회의를 가진 자리에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19일 오후 6시부터 21일 자정까지 러시아군은 부활절 휴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 측도 러시아의 본보기를 따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우리 군은 휴전 위반이나 적의 도발, 어떤 형태의 공격에도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의 발표 직후 X(옛 트위터)를 통해 "푸틴이 또다시 인명을 가지고 장난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 경보가 울리고 있고, 19일 오후 5시 15분 러시아의 공격 드론이 상공에서 탐지됐다"며 "우크라이나 방공망과 공군은 이미 대응 작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휴전 제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한쪽의 비협조로 전쟁 종식이 어려워질 경우 중재에서 손을 뗄 수 있다고 경고한 직후에 나와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월에도 러시아 정교회의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에 36시간의 일방적 휴전을 명령한 바 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명시적으로 거부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가 전열을 재정비하고 추가 공격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 벌기용이라며 일축한 바 있다. 

한편 같은 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포로 교환을 단행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지역에서 러시아 군인 246명이 귀환했다"고 밝히며, 이에 상응하는 수의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246명이 러시아로부터 인도됐다고 전했다. 

또한 러시아 측은 부상당한 군인 15명을, 우크라이나 측의 부상 포로 31명과 추가로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총 277명의 전사들이 러시아의 포로 상태에서 귀환했다"며 포로 교환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