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문 목사 (달라스 생명샘교회)
안광문 박사의 『신약 파노라마』 달라스 생명샘교회 담임,  신학박사 (Phd., Mid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신약학 교수 (Global Baptist Theological Institute & Seminary), IMB (International Mission Board) 한국어 전문번역; 달라스침례신학대학원 등에서  교회론 강의 및 신학서적 다수 번역.,  

은혜의 항해: 신약 성경의 바다를 항해하다

성경의 양자 역학 - 내 지식과 무지가 동시에 존재하는 평행우주 1

신학교에 입학하던 때의 열정과 각오는 지금도 분명히 기억난다. 당시 나에게는 그러한 열정과 각오뿐만 아니라 이미 성경을 다 알고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성경? 그거 간단하잖아? 구약은 예수님이 오시기 전의 기록이고, 신약은 예수님이 오신 후의 기록이고, 구약은 39권, 신약은 27권, 전체 66권, 간단하게 3X9=27, 이렇게 외우면 끝나는 거 아닌가? 더 이상 뭘 배울 게 있지?" 다행히(?) 이런 말을 누구에게도 하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이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얼굴이 뻘겋게 달아오르는 느낌이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성경책이 그리 흔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신구약이 한 권으로 있는 성경책은 어른들이나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내 성경책은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신약과 시편만 있는 파란 표지의 어린이용이었다. 그래서 그 당시 나는 "성경 66권"이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성경은 한 권인데 목사님께서는 왜 성경을 66권이라고 말씀하시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요즘에는 정말 성경이 흔하다. 정확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우리 집에도 성경책이 최소 20권은 넘게 있는 것 같다. 물론 이 성경들은 신구약이 함께 있는 것들이고 번역도 개역개정, 새번역, 쉬운성경, 바른성경, 영어성경 등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성경에 관한 책들도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성경의 개관은 물론이고, 성경의 배경, 역사, 주석 등 정말 다양하고 많다. 그것뿐인가? Internet과 YouTube를 열어보면 언제든지 훌륭한 목사님들의 은혜로운 설교 말씀들이 넘쳐난다. 이런 환경이라면, "나는 절대 성경에 대해 알고 싶지 않아."라고 작정을 하지 않는 한 성경에 대해 모르려고 노력해도(?) 절대로 모를 수 없는 그런 환경과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그럴까?

올해가 2025년, 예수님이 오신 지가 2025년이 지났다는 뜻이다. 그러면 예수님께서 오시기 전 BC 2025년, 복잡하니까 간단하게, BC 2000년경 등장하는 성경의 인물은 누구일까? BC 1000년에는? 그러면 성경은 누가, 언제 기록한 걸까? 지금처럼 인쇄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어떻게 기록한 걸까? 원본은 어디에 있을까? 성경은 마치 다 알고 있는 것 같지만 너무 모르는 것이 많은 양면이 존재하는, 마치 양자의 세계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성경의 세계를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먼저, 구약에 대해서 알아보자. 39권의 구약 성경은 5개 Group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Group은 모세오경이다. 모세오경은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이다. 모세오경이라는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모두 5권이다. 두 번째 Group은 역사서이다. 역사서에는 여호수아, 사사기, 룻기, 사무엘상하, 열왕기상하, 역대기상하, 에스라, 느헤미야, 에스더가 있고 12권이다. 세 번째 Group은 시가서이다. 여기는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서가 있고 5권이다. 네 번째 Group은 대예언서로서 - 대예언서는 위대한 예언자라는 의미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길이가 길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 이사야, 예레미야, 예레미야 애가, 에스겔, 다니엘로 여기도 5권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Group은 소예언서이다. 소예언서는 모두 12권으로 호세아, 요엘, 아모스, 오바댜, 요나, 미가, 나훔, 하박국, 스바냐, 학개, 스가랴, 말라기이다. 이쯤 되면 눈치채겠지만, 구약 39권은 모두 5 Group, 이는 다시 5-12-5-5-12로 나뉜다. 잘 보면, 가운데 5를 중심으로 5-12와 5-12가 대칭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 다음으로 신약에 대해 알아보자. 27권의 신약도 5개의 Group으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 Group은 사복음서인데 여기는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의 4권이 있다. 두 번째 Group은 사도행전 한 권만 있다. 세 번째 Group은 바울서신으로 모두 13권이다. 바울서신은 다시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교회에 보낸 편지와 개인에게 보낸 편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교회에 보낸 서신은 로마서, 고린도전후서, 갈라디아서,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데살로니가전후서 순서이고, 개인에게 보낸 서신은 디모데전후서, 디도서, 빌레몬서의 순서이다. 네 번째 Group으로는 일반서신 8개이다. 바울서신이 수신자에 따라 이름을 붙였다면, 일반서신은 발신자에 따라 이름을 붙였다. 히브리서, 야고보서, 베드로전후서, 요한일이삼서, 유다서의 순서이다. 눈치를 채셨는지 모르겠지만, 바울서신은 교회에 보낸 서신이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개인에게 보낸 서신의 순서로 나온다. 그리고 바울서신과 일반서신 모두 길이가 긴 서신부터 짧은 서신 순서로 나온다. 마지막 다섯 번째 Group은 요한계시록 한 권만 있다. 그러니까 27권 신약은 모두 5 Group으로 나뉘고, 이는 다시 4-1-13-8-1로 나뉜다.

가장 긴 13을 가운데 두고 앞에 4-1이 나오고 뒤에 8-1이 나오는 구조이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그래서 다음 시간에는 성경 전체의 배경이 되는 5대 제국과 70인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다.

- 달라스 생명샘교회 안광문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