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을 맞아 미국 시카고 도심에 5.7m 높이의 대형 십자가가 설치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17일부터 6일간 시카고 도심 광장인 데일리 플라자(Daley Plaza)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해 십자가를 설치하는 제18회 '플라자 위의 십자가'(Cross on the Plaza) 행사가 진행된다.

5.7m 높이의 대형 십자가는 시카고 주민인 칼과 낸시 프리츠 부부가 직접 설계하고 제작했다.

웨스트 워싱턴 스트리트 50번지 광장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지역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것으로, 다양한 기독교 공동체가 공개적인 신앙을 나타내며 연합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일주일간 이어지는 부활절 기념 행사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4월 20일 오전 6시 1분에는 부활절 일출 예배를 드린다.

행사를 주최하는 비영리 법률단체 토마스모어소사이어티(Thomas More Society)와 태피스트리펠로우십(Tapestry Fellowship), 시티퍼스트재단(City First Foundation) 측은 "모든 시민들은 이번 일주일간, 그리고 부활절 일출 예배를 준비하는 동안 언제든 광장에 세워진 십자가를 바라볼 수 있다. 우리는 모두를 환영한다"고 전했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토마스모어소사이어티의 회장인 톰 브레차(Tom Brejcha) 수석변호사는 이 행사의 배경에는 더 깊은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브레차 회장은 "종교가 점점 더 밀려나는 상황에서, 공공 광장에서 기독교 상징물을 전시하고 부활절을 기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부활절 기념예배는 헌법에 의해 보호되는 공공장소에서 일반 시민들의 종교적 신앙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고(故) 리처드 존 노이하우스 목사(Rev. Richard John Neuhaus)가 39년 전 자신의 책 '나체의 공공 광장'(The Naked Public Square)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라며 "노이하우스 목사는 미국의 공공장소에서 종교나 종교적 관습에 대한 언급이 사라진 것을 한탄하며, 다른 이들이 볼 수 있는 공개된 장소에서 기독교의 기념일을 지키는 것이 마치 '비민주적'이거나 '미개한' 일인 것처럼 여기게 됐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걱정과 두려움을 갖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이 우리 모두가 그 걱정들을 해결하고 답할 수 있도록 돕는 희망을 주실 줄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무신론 법률단체인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FFRF)도 2014년부터 고난주간 동안 시카고 데일리 플라자에 세속적인 설치물을 설치하며, 십자가 전시에 반대해 왔다. 작년에는 약 2.4m 높이의 현수막과 함께 "우리는 이성을 믿는다"는 문구가 적힌 3.6m의 구조물을 세웠다. 

FFRF 스티븐 파울크스 지부장은 지난 4월 "이것은 소위 '기독교 고난주간' 동안 민간 기독교 단체가 매년 정부 소유지에 기도처를 세우는 일에 대응하고 항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