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기독교 인구가 2010년을 기점으로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콘래드 해킷 부소장과 윤핑 통 연구원이 공동 집필한 논문은 지난 20여 년간 실시된 19개의 국가 대표 설문조사를 종합해, 기독교 인구의 비율이 최근 수년간 약 2%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젊은 세대보다는 고령층 기독교인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이번 논문은 2023년 8월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중국에서의 종교 측정(Measuring Religion in China)" 보고서를 기반으로 확장된 형태이며, 2024년 1월 10일 학술지 '세이지 저널'(Sage Journal)을 통해 공개됐다. 분석에 활용된 자료는 중국사회종합조사(CGSS), 중국가족패널연구(CFPS), 중국노동력동태조사(CLDS), 세계가치관조사(WVS), 2007년 중국주민정신생활연구(SLSCR) 등이다.

논문은 중국의 복잡한 종교 환경과 조사의 구조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해당 설문들이 중국 기독교 인구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발표 이후 중국 내 기독교계에서는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산둥성의 한 목회자는 실제로 신자 수가 줄고 있다고 동의한 반면, 동북부 지역의 또 다른 목회자는 매년 새로운 신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양한 시각에서 본 기독교 인구 감소 논쟁

중국 복단대학교 유핑 종교학 교수는 표본조사 기반의 결론은 현재 중국의 이념적 환경, 종교 분포의 다양성, 사회조사의 한계 등을 고려할 때 신뢰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2012년을 전환점으로, 21세기 초반에는 기독교 인구가 빠르게 증가했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그 원인으로는 저성장 경제 구조, 코로나19 팬데믹, 인구 감소, 인공지능 기반의 개인 감시, 중산층 및 부유층 기독교인의 해외 이민 등을 들었다. 그는 향후 중국 기독교는 수적으로는 축소되고 질적으로는 향상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며,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형태로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난징 소재 종교경제학 교수 장쯔펑은 단순히 설문 데이터만으로 기독교 성장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종교 선택은 비용과 이익의 비교에 따라 이뤄지며, 중국에서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종교 활동의 비용이 줄어들며 신자 수가 증가했지만, 2012년부터 다시 비용이 상승하면서 감소세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기독교인 비율이 약 8%로 나타났으며, 이는 공식 통계보다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는 성장세가 정체되어 있지만, 기독교적 인식과 실천은 확산되고 있으며, 향후 종교 지형은 여러 신앙이 공존하는 양상 속에서 젊은 세대의 선택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목회자와 해외 학자의 분석

중국의 교회 목회자 크리스 왕은 해당 논문의 분석을 대체로 신뢰한다고 밝혔다. 그는 21세기 초 중국 기독교가 지속적으로 성장해왔으며, 단지 성장 속도가 둔화되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통계에는 중복 집계나 과장된 사례가 있어 신자 수가 부풀려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교회가 과거의 확장 신화를 내려놓고 현실을 직시해야 하며, 현재는 오히려 정체 혹은 감소의 시기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일본, 대만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에서도 기독교의 성장이 계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하버드 신학대학원 방문 강사인 지나 A. 주를로 박사는 중국에서의 종교 조사 자체가 매우 어렵고 혼란스러운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보고서는 기존 연구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언어적·정치적·개념적 제약 속에서도 용어 정의와 번역의 정밀성을 유지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녀는 조사 방식에 따라 결과가 3~7%로 달라질 수 있으며, 이는 인구 14억의 중국을 고려할 때 전 세계 기독교 인구 지형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기독교가 세계 최대 종교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인도에서의 개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세계기독교데이터베이스(World Christian Database)의 오랜 통계자료가 보고서에 언급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이 데이터베이스는 정부 통계뿐 아니라 기독교 네트워크, 교단, 현장 지도자들로부터 직접 수집한 자료를 병행해 사용하는 점에서 신뢰도가 높다고 주장했다.

◈정확한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신실함'

차이나소스(ChinaSource)의 조앤 피트먼 부사장은 현재 중국 내 기독교 인구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 통계는 등록된 교회만 반영하며,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공공 조사도 어렵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녀는 실제로 3,600만 명에서 1억 2천만 명까지 다양한 '선호 추정치'가 존재하고 있으며, 전문가들도 정확한 수치보다는 자신이 신뢰하는 수치를 기준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독교 성장세에 대한 판단도 객관적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결국 각자의 경험과 관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녀는 중국 기독교의 숫자나 추세는 분명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그와 무관하게 하나님은 여전히 중국의 신자들에게 신실하다는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원문: Has Christianity in China Stopped Growing Since 2010? Experts Give Their S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