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사학인 김천대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기쁜소식선교회 설립자 박옥수 씨를 이사장으로 최종 선임했다. 기쁜소식선교회는 예장 통합총회 등 한국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곳이다.
2024학년도 제3차 학교법인 김천대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사 정수 8명 가운데 이사 박은숙 씨가 불참한 가운데 이사 이한규, 강고희, 박옥수, 이승호, 황효정, 김연아, 지수원 씨가 이날 이사회에 출석했다. 김천대 법인 이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박옥수 씨는 기쁜소식선교회 설립자, 이한규 씨는 기쁜소식선교회 관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이사회에서 이사 이승호 씨의 추천과 이사 전원의 동의와 재청에 따라 박옥수 이사는 김천대 이사장에 최종 선임됐다.
이사장에 임명된 기쁜소식선교회 설립자 박옥수 씨는 "어려운 시기에 우리 법인과 김천대가 소통을 통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남은 임기 동안 이사장으로서 법인과 대학의 발전을 위해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1978년 설립된 김천대는 법인 정관 제1호에 따라 기독교 건학이념을 표방하는 지방사립대학이다. 그러나 지방대학들이 학령 인구 감소 등 학생 수급의 어려움과 경영 악화로 폐교 위기에 처한 가운데 이날 이사회에서 기쁜소식선교회 설립자 박옥수 씨를 김천대 이사장에 임명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사실상 기독사학이 이단 단체에 경영권이 넘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본지가 입수해 보도한 문건에 따르면, 이사진 교체 사유는 대학이 자본잠식 등 재정이 악화한 상황에서 폐교를 준비하고 있던 도중 기쁜소식선교회 측이 학교에 재정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기쁜소식선교회 관계자로 이사진 전원을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해당 문건은 김천대 관계자가 향후 이 대학 이사진이 기쁜소식선교회 관계자로 교체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지역 유력 인사에 보고한 내용이라고 알려졌다.
기쁜소식선교회가 경영권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학교 측과 합의한 사항은 ▲기독교(기쁜소식선교회)의 설립 이념 계승 ▲고용승계 ▲200억 원 규모의 재정지원 ▲교직원의 급여 삭감 복구(급여의 17% 자진 반납을 6월부터 중지) ▲대학이 정상화되면 대학 경영에 참여 등이라고 해당 문건에 적혀 있다.
한편, 인천경찰서는 여성 청소년범죄수사계는 남동구 구월동 소재 구원파 계열의 인천기쁜소식선교회에서 여고생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지난 3일 기쁜소식선교회 설립자 박옥수 씨의 딸이자 그라시아스합창단장인 박 모씨(52) 등 2명을 구속했다. 지난달 15일 경찰은 앞서 숨진 여고생이 함께 생활하던 이 단체 50대 여성 신도에게 학대당한 것으로 보고 이 여성을 구속한 바 있다.
1992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제77회 총회에선 박옥수 씨 등 구원파 계열 모든 교회에 대해 이단으로 규정한 바 있다. 통합 측은 "믿음의 한가지 기능인 깨달음만으로 구원받는다는 이들의 주장은 영지주의적 사고임에 틀림이 없으며, 구원의 확신이 곧 구원이라고 생각하는 점은 구원의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롬 9:6)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또한 (구원파는) 구원을 위한 단회적 회개와 성화를 위한 반복적 회개를 구별하지 못한다.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하면 지옥 간다는 주장은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명백한 이단으로 사료된다"고 했다. 구원파는 성화를 위한 반복적 회개를 무시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구원파는) 죄에 대한 참된 통회와 회개는 믿음에서 온다는 것을 모르는 자들"이라며 "신자는 하나님 은혜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의롭다함을 얻고 성령의 역사 속에서 성화되어 가는 것이다. 참된 믿음은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고백하는 것이 성경적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