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호주 시드니의 한 교회에서 설교 중에 괴한의 칼에 찔린 주교가 자신을 공격한 가해자를 용서한다고 밝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마르 마리 에마뉘엘 주교(53)는 뉴사우스웨일스주 웨이클리에 위치한 아시리아 동방교회인 ‘선한 목자 그리스도 교회’에서 미사 집전 중 16세 소년이 휘두른 칼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 당시 미사는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되고 있었다.

또한 그를 말리려던 아이작 로엘(39) 신부가 칼에 찔렸으며, 다른 교인 세 명도 부상을 입었지만 곧 회복될 전망이다. 엑스(X‧구 트위터)에 유포된 사진에 따르면, 가해자의 손가락 일부도 잘린 것으로 추정된다.

교회 측은 병상에서 회복 중인 에마뉘엘 주교의 육성 녹음을 최근 공개했다. 그는 교인들에게 복수심에 찬 말이나 행동 대신, 그리스도와 같은 행동으로 예수를 본받도록 요청했다. 그는 자신은 잘 회복되고 있으며, 교인들에게 가해자를 위해 기도할 것을 당부했다.

에마뉘엘 주교는 “나는 이 행위를 저지른 사람을 용서한다. 그리고 그에게 말한다. ‘너는 내 아들이다. 나는 너를 사랑하고, 항상 너를 위해 기도하겠다.’ 그리고 이런 일을 하도록 보낸 사람이 누구이든지, 전능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그들도 용서한다”라며 “내 마음속에는 모든 사람을 향한 사랑밖에 없다. 그가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걱정하거나 염려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모든 우리 사랑하는 신자들에게 조언한다. 그리스도처럼 행동하기를 바란다”며 “주 예수님은 우리에게 싸우라고 가르친 적이 없다. 주 예수님은 우리에게 보복하라고 가르치지 않았다. 주 예수님 우리에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말씀하지 않았다”고 권면했다.

주교의 성명은 이번 사건으로 수많은 교인들이 교회 밖에 모여 시위를 벌이자 발표되었다. 시위대 중 일부는 경찰과 충돌했고, 긴장이 고조되자 현장에는 수백 명의 경찰관이 파견되었다.

엠마뉘엘 주교는 육성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기독교인이며,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 사랑은 언제까지든지 떨어지지 아니한다(고전 13:8)”며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든 주 예수님께 감사드린다. 그것은 나에게 큰 축복”이라고 전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은 이번 흉기 난동 사건을 종교적 동기에 따른 테러로 선언하고, 가해자 소년을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