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가사·육아로 몸과 마음 지친 세대
코로나19 이후 현장예배에서 이탈된 3040세대 성도들 중 58%는 '다시 교회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교회에 '직장/사회생활' 혹은 '가사/육아'에 대한 어려움을 함께 나눌 진정성 있는 모임을 원했다.
많은 목회자들이 교회의 '허리'인 3040세대를 주목하지만, 이들의 신앙은 다른 세대보다 약한 것이 현실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와 예장 고신 총회교육원이 함께 조사해 27일 발표한 '3040 크리스천 신앙의식 및 생활실태'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지표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해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한목협)'에 따르면, 3040세대의 삶의 만족도는 30대 41%, 40대 37%로 전 연령층 중 가장 낮았다. '직장/사회생활로 몸과 마음이 지친다(직장인의 68%), '가사 노동 및 육아로 몸과 마음이 지친다(기혼자의 57%)'는 답변들이 주를 이뤘다. 이 중 3분의 1은 스트레스가 신앙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교회 내 3040 관련 모임 참여 의향 및 필요성 조사. |
출석교회 만족도 역시 3040세대(만족 59%)가 다른 세대에 비해 가장 낮았다(전체 평균 66%). 출석교회 만족 이유는 '교인 간 진정성 있는 관계와 교제(32%)', '이웃과 사회를 위한 사회적 역할 수행(28%)' 순이었고, 불만족 이유는 '시대 흐름을 좇아가지 못함(30%)'이 가장 컸다.
주일예배 외 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 비율도 3040세대(65%)가 가장 높았다. 하지만 비활동자 3명 중 2명(67%)은 교회에서 권유를 받을 시 수락하겠다는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코로나 이후 현장예배를 물은 결과 3040세대 중 '온라인 예배로 이동' 18%, '가나안 성도로 이동' 14%로 3명 중 1명이 이탈했음을 보였다. 이탈한 이들을 대상으로 다시 교회로 복귀할 의향을 물었더니 58%가 '돌아가고 싶다'고 응답했다.
"세대와 관심 영역으로 소그룹화해야"
그렇다면 3040세대는 교회에 무엇을 원할까. 목회데이터연구소가 해당 교회에 연령대별 모임이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 '3040세대 모임' 혹은 '부부 모임' 참여 의향 응답률은 59%, 55%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3040 직장인 모임'의 필요성에는 70%가, '3040 부부 및 육아를 위한 모임(기혼자)'은 무려 80%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유자녀자들의 대다수(86%)는 탁아 역할을 하는 부서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부모세대의 신앙이 자녀세대의 신앙과 직결되는 것에 비해, 3040의 신앙교육(자주 가르친다 17%)은 다른 영역인 인성교육(63%), 지성교육(39%), 진로교육(25%)에 비해 한참 뒤처졌다.
▲출석 교회 만족 vs 불만족 이유(3040 교회 출석자) 조사. |
자녀 신앙교육을 못하는 이유는 '시간도 없고', '방법도 모르고', '내 신앙도 확고하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신앙교육을 위해 교회로부터 받고 싶은 자료는 '자녀와 함께하는 신앙프로그램', '부모 역할교육', '자녀와 대화법', '가정예배 드리는 법' 등이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3040세대에 대해 "한때 '대한민국 최초의 신인류'로 개인화/개성화 시대를 열었고, 인터넷 시대에 성장한 첫 세대로 본격적으로 대중문화 영역에서 '세대 차이'를 일으켰지만, 지금의 현실은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직장과 가정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고단한 세대"라고 설명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이들 세대가 출석교회를 만족하는 이유에서 교회의 역할을 제안했다. '교인 간 진정성 있는 관계와 교제'(32%)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치열한 사회에서, 힘든 가정에서 지친 심신을 함께 위로하고 나눌 수 있는 모임을 같은 세대와 관심 영역으로 소그룹화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교회 안에서 삶의 의미와 목적을 회복하여 힘겨운 일상생활을 신앙의 힘으로 날마다 이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또 '이웃과 사회를 위한 사회적 역할 수행(28%)'을 꼽은 것과 관련, "교회가 내부의 일에 매몰되어 사회적 역할을 못할수록 공동체적 기여를 중시하는 가치 중심적인 3040세대의 마음은 교회와 더 멀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