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환 목사와 함께 하는 설교 클리닉
최병환 목사와 함께 하는 설교 클리닉

 

샌디에고 베다니 교회 담임 목사 (현)
Mid-America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Ph. D., 실천 신학 철학 박사, 전공: 설교학)
저서: 그리스도 중심 설교의 본질

 

목회자의 설교 철학

 

목회자의 설교 철학은 설교를 준비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설교의 동기와 목적, 설교를 작성하는 자세, 설교의 내용, 설교 준비 과정, 그리고 설교 전달까지 영향을 끼친다. 설교 철학은 설교자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계시하신 성경의 본문 말씀을 주해하고 성령의 인도하심 가운데 설교를 전달하는 총체적인 관점과 태도를 말한다. 목회자의 설교 철학은 한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말씀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형성되며 성도들의 영적 성장과 성숙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다.

성경의 권위와 설교자

목회자가 설교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계시 말씀을 전달하는 성스러운 작업이다. 하나님은 계시의 말씀을 전달하기 위해 인간을 도구로 택하셨다. 19세기 미국 최고의 설교자 필립스 브룩스(Phillips Brooks)는 설교에 대하여 "인격을 통해 진리가 전달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단순히 사람들을 많이 모으고 대중적인 설교자가 되기 위함이 아니다.

그는 설교의 이유에 대하여 "사람의 영혼을 설득하고 움직여 구원받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설교자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르게 선포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에는 신적 권위를 가지고 있다. 성경의 말씀이 설교자 개인의 말씀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베드로후서 1장 21절은 이렇게 선포한다. "예언은 언제든지 사람의 뜻으로 낸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의 감동하심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아 말한 것임이니라." 설교자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능력과 권위를 인정한다면, 자기 생각이나 사상 또는 철학을 전달할 수 없다.

오직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여 선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계적인 기독교 변증가인 오스 기네스(Os Guinness)는 그의 책, [마귀와의 저녁 식사]에서 마귀는 설교자를 달콤하게 유혹한다고 말한다.

대중이 무엇을 듣고 싶어 하는지 연구하고 그들이 좋아하는 것들만 들려주도록 유혹한다. [적극적인 사고방식]이나 [긍정의 힘]과 같이 대중들이 좋아하는 주제만을 가지고 설교하는 것은 치명적인 위험에 빠지는 것이다. 설교자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거룩한 진리의 말씀을 전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존재이다. 디모데에게 주는 사도 바울의 권면을 보라.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딤후 4:2).

이것은 하나님의 위대한 명령이다. 사도행전에 보면, 교회가 성장하면서 사도들이 위대한 결정을 한다. "우리는 오로지 기도하는 일과 말씀 사역에 힘쓰리라" (행 6:4). 왜, 목회자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 우선적인 일인가? 하나님의 말씀이 "생명의 말씀" (빌 2:16)이고 수많은 영혼들을 진리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성경적인 설교 철학

설교자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르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성경적인 설교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시드니 그레이다누스(Sidney Greidanus)는 그의 책, [성경 해석과 성경적 설교]에서 "강해 설교는 성경 본문에 기초한 성경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삼고 있다"고 말한다. 강해 설교는 건강한 성경적 설교 철학이다. 많은 목회자가 강해 설교와 주제 설교에 대하여 혼동하고 있다. 주제 설교는 목회자가 말하고 싶은 특정 주제를 정해서 그 주제에 대하여 설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적 성장, 감사, 기도, 자녀 양육, 행복한 인생과 같은 주제를 다루는 것이다. 일단 주제가 정해지면, 설교자는 성경의 여러 부분에서 여러 본문을 모아 제목을 정하고 예화와 함께 설교를 만들어 간다. 물론 주제 설교도 일종의 강해 설교가 될 수 있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설교하면서 바로 그 주제와 일치하는 내용을 담은 성경 본문을 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여전히 주제 설교다. 왜냐하면, 설교자는 미리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알고 있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성경 본문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문이 이끌어가는 설교가 아니라, 주제에 짜맞추어진 설교이기 때문에 진정한 강해 설교라고 말할 수 없다.

목회자가 강해적이지 않은 설교를 계속하게 되면, 설교는 목회자가 관심 있어 하는 주제만을 다루게 될 것이다. 주제 설교를 통해서 목회자의 생각을 가르치게 되면, 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기 보다는 목회자의 뜻을 따르게 될 것이다. 오늘날 많은 설교자가 하나님의 진리를 선포하기 보다는 자신의 사상이나 의견을 전할 때가 많다. 성경적 설교에 대해 회복이 필요한 시대이다.

강해 설교의 본질

강해 설교는 성경의 특정 본문의 주제를 설교의 메인 아이디어로 삼는 설교다. 그것이 강해 설교의 핵심이다. 단순히 설교자가 성경의 특정 구절에 대한 주석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강해 설교는 성경 본문의 말씀 그 자체에 충실한 설교이다. 설교자가 성경이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이라는 사실과 그 권위를 인정한다면, 본문을 절대로 소홀히 대할 수 없을 것이다. 본문에 나와 있는 하나님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역사적인 정황과 문맥을 연구하고 분명하게 선포할 수 있게 된다. 대충 전할 수 없고, 사람을 기쁘게 할 마음으로 메시지를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강해 설교의 대부로 알려진 해돈 로빈슨(Haddon W. Robinson)은 강해 설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강해 설교란, 성경 본문의 배경에 관련하여 역사적, 문법적, 문자적, 신학적으로 연구하여 발굴하고 알아낸 성경적 개념, 즉 하나님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으로서, 성령께서 그 개념을 우선 설교자의 인격과 경험에 적용하시며, 설교자를 통하여 다시 회중들에게 적용하시는 것이다." 강해 설교는 일종의 방법론이 아니다. 강해 설교는 성경에 대한 권위와 말씀을 올바르게 선포하고자 하는 설교자의 열정과 헌신을 담은 설교 철학이다.

성경 신학과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

복음주의 설교자들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확신과 예수 그리스도를 성경의 주제로 선포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설교자가 설교 사역에 실패하고 있다. 에드먼드 클라우니(Edmund Clowney)는 그의 책, [설교와 성경 신학]에서 그리스도 중심 설교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를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경 신학이 본질적인 메시지인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설교하는 역할을 한다." 많은 설교자가 강단 사역에서 실패한 원인은 성경 신학적 접근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성경 신학은 모든 세부 사항을 통합하는 중요한 주제에 비추어 성경을 검토하는 데 전념하는 성경 연구의 한 분야이다. 목회자가 성경적인 설교자가 되기 위해서는 성경 전체에 대한 거시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성경 전체를 살펴보면, 하나님은 생명을 주시기 위해 말씀을 사용하시기로 작정하셨다. 이것은 성경 전체의 패턴이다. 태초에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고,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을 말씀으로 부르셨다.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십계명과 율법을 주셨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 하셨다. 말씀을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생명을 주셨다.

선지자들을 통해서 하나님은 계시의 말씀을 전하게 하셨다. 예수님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 가운데 오셨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 말씀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 (요 1:1, 3-4).

하나님의 가장 위대한 말씀은 곧 그리스도 자신이다. "옛적에 선지자를 통하여 여러 부분과 여러 모양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하나님이 이 모든 날 마지막에는 아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으니 이 아들을 만유의 상속자로 세우시고 또 그로 말미암아 모든 세계를 지으셨느니라" (히 1:1-2).

건강한 설교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성경 신학에 대한 분명한 설교 철학을 가져야만 한다. 설교자는 인간 중심의 생각을 벗어 버려야 한다. 구속사적인 성경의 계시 안에서 중심 주제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할 때,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게 되고,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강력하게 확장될 것이다. 목회자의 성경적인 설교 철학을 통해서 교회가 든든하게 세워지고 영혼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며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