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경기연회 재판위원회로부터 '동성애 찬동' 혐의로 출교를 선고받은 이동환 목사 측이 기감 총회재판위원회에 항소한 가운데 19일 서울 종로구 소재 감리회 본부에서 항소심 2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선 피상소인과 상소인 이동환 목사 측 증인이 출석해 심문이 이뤄졌다. 피상소인 측 증인은 민성길 연세대 의과대학 정신의학 명예교수·탈동성애자 박진권 선교사, 상소인 측 증인은 김승섭 서울대 보건대학교 교수·박경향 평화교회 담임목사가 나섰다. 

증인심문 순서에서 민성길 교수는 '동성애의 유전성·선천성'을 묻는 피상소인 측 변호인단 질문에 "동성애의 선천성은 가설이고 증명된 바 없고, 관련 유전자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2019년 게놈(Genome) 연구를 통해 동성애 유전자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명됐다"고 했다. 

이어 '동성애가 선천성이 아니라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해 "20세기 초부터 정신분석학에선 심리·사회적 영향을, 2020년대부터 최근까지 소아기 당시 적대적 경험이나 트라우마로 동성애가 발병한다는 연구가 활발히 나오고 있다"고 했다. 

'상소인 이동환 목사 측 증인들의 동성애 전환 치료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취지'를 두고 "미국 정신과의사 로버트 레오폴드 스피처(Robert Leopold Spitzer)가 2003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전(前) 동성애자' 200명 중 상당수가 탈동성애에 성공했다"며 "스피처 교수는 당시 동성애 인권운동가들의 공격을 받았지만, 논문 게재는 끝까지 철회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상당수의 미국 정신과 의사들은 동성애 전환치료 단체인 NARTH(National Association for Research & Therapy of Homosexuality)를 창립해 관련 연구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며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탈동성애 운동을 벌이는 단체도 미국 내 50여개에 이른다"고 했다. 

이어서 상소인 이동환 목사 측 변호인단이 민성길 교수에게 '2012년 로버트 레오폴드 스피처 교수가 동성애 전환치료 관련 논문을 발표한 데에 사과한 사실을 아는지'를 묻자, 민 교수는 "그럼에도 스피처 교수는 논문 게재를 철회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지 자신의 논문으로 인해 동성애자들에게 마음이 상했다면 미안하다고 발표했을 뿐, 학술지 발표 자체를 철회하지 않았다"며 정치적 해석과 사실은 다른 문제라고 주장했다.  

피상소인 측 변호인 박성제 변호사(법무법인 추양가을햇살)는 추가 질의로 '1973년 미국 정신의학 '정신장애진단통계편람Ⅲ(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DSM-Ⅲ)에서 동성애가 삭제된 것이 과학적 근거로 이뤄진 것인지'를 질문했다. 이에 민 교수는 "과학적 근거는 없었다"고 했다. 

이어 "첫째, 1960년대 동성애 인권 운동의 영향 탓, 둘째, 1970년부터 동성애 인권 운동 그룹에서 동성애 관련 학술대회를 시위로 집중 공격했다"며 "이에 미국 정신의학회는 관련 위원회를 조직했는데, 위원 대부분이 1948년 동성애를 정상으로 규정한 킨제이 연구소 측 관계자들로 포진됐다. 이는 1973년 DSM 목록에서 동성애가 삭제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아울러 "1973년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회원들 상대로 'DSM 목록에서 동성애를 삭제할 것인지'를 두고 실시한 투표 결과, 전체 회원 2만여명 중 1만여명이 참석해, 응답자의 58%가 찬성했다"고 했다. 

민 교수는 "그러나 1977년 뉴욕타임즈가 미국 정신과의사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동성애를 질병 목록에 등재해야 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8%는 '그렇다'고 했다"며 "이는 정신과 의사들 다수가 1973년 DSM 목록에서 동성애가 삭제된 것에 동의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또한 "이 사건이 과학적 근거가 아닌 당시 사회·정치적 분위기나 동성애 운동가들의 시위나 압력에 의해 좌우됐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자 상소인 이동환 목사 측 변호인이 '1993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국제질병·사인분류 (International Statistic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and Related Health Problems, ICD)에서 동성애가 삭제된 데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없는 것인가'를 묻자, 민성길 교수는 "의학적·논리적 근거가 아니라 분위기나 사조에 의해 이뤄진 결정"이라고 했다. 

민성길 교수는 이어 "동성애자에 대한 전환치료 경험이 있다. 그는 지금 결혼하고 자녀를 낳고 잘 살고 있다. 그는 고통을 벗어나게 해달라며 나를 찾아왔고, 전환치료 이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기는커녕, 오히려 행복해졌다고 고백했다"고 했다. 

특히 상소인 이동환 목사 측 변호인단의 '학자로서 동성애자 인권을 존중하는가' '목회자의 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는 축복 기도의 타당성'을 묻는 질문에 민 교수는 "동성애자 인권은 존중한다"면서 "하지만 제 신앙양심으로 목회자는 (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기도를)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재판에서 상소인 이동환 목사 측 증인 박경향 평화교회 목사는 "감리회 사회신경에서 '교회는 모든 사람을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소외받는 사람들에 대한 축복을 징계하는 감리회 재판은 사회신경에 어긋난다"고 했다. 

그러자 피상소인 측 변호인 박성제 변호사는 "사회신경 제2항에서 '우리는 가정과 성이 하나님께 정하신 귀한 제도임을 믿는다. 가정을 올바로 보존하며 성의 순결성을 지키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다'라고 나와 있다"며 "동성애는 가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로, 이 또한 감리회 사회신경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목사는 "동성애를 금지해야 한다는 변호인 측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상소인 측 변호인의 '피고인(이동환 목사)의 성소수자 축복행위에 대해 기감 교리와 장정 3조 8항을 적용할 수 있는가'를 묻자 박경향 목사는 "동성애는 교리와 관련된 문제"라며 "감리회가 이를 재판한다면, 감리회 역사에도 없는 문제"라고 했다. 

상소인 측 증인 심문에 나선 김승섭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의학계에선 동성애를 인간의 특성 중 하나로 보며 존중의 대상으로 본다. 동성애 발병에 대한 원인 규명도 하지 않는다"며 "왜냐면 동성애는 병이 아니고, 이에 대한 전환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피상소인 측 변호인 심동섭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는 '동성애가 인간의 다양한 캐릭터 중 하나라면, 간음도 인간의 캐릭터로 볼 수 있는가'라고 묻자, 김 교수는 "성적지향은 나이·성별 같은 인간의 다양한 특성 중 하나다. (동성애가) 불륜과 같은 행동의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그러자 심 변호사는 "동성애는 간음과 같은 행동의 문제"라며 비도덕적 행동의 범주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간음은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는지'를 묻자 김승섭 교수는 "어떤 간음인가에 따라 다르다. 대답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심 변호사는 재판 이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의학적 정당성 여부는 어떤 행위에 대한 도덕성을 판별할 수 없다"며 "도덕이 드러난 행위에 대한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문제라면, 동성애는 인간의 다양한 특성 중 하나가 아니라, 간음과 같은 비도덕적 행동"이라고 했다. 

민성길 교수도 재판 이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동성애는 인간의 다양한 특성 중 하나로 볼 수 없다"며 "생식을 불가능하게 하는 동성애가 어떻게 인간의 선천적이면서 다양한 특질 중 하나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기감 경기연회 재판위원회는 지난해 12월 8일 이동환 목사에게 출교를 선고했다. 당시 경기연회 재판위는 피고발인 이동환 목사가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에 대해 선고받은 정직 2년에 대한 종전 총회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반성 없이 동일범과를 저지른 것에 엄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출교를 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이 목사는 위 기간 동안 ▲2020년 12월 제3회 인천퀴어축제에 참석해 직전 축제 때처럼 축복식을 집례 ▲2022년 7월 제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큐앤에이' 단체 부스 운영 ▲2021년 10월 6일 '드래그 퀸(Drag queen)' 연극이 상연된 한신대 신대원 채플 시간에 설교자로 참석, 2019년 인천퀴어축제 당시 집례했던 동성애자 축복식 재현 등을 벌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