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가 제35회기 대표회장에 정서영 목사(예장 개혁)의 연임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한기총은 30일 오전 11시 서울시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1부 예배는 공동회장 안이영 목사의 사회로 공동회장 이현숙 목사의 대표기도, 명예회장 박홍자 장로의 성경봉독, 증경대표회장 엄신형 목사의 설교, 사무총장 김정환 목사의 광고 순으로 진행됐다.
2부 총회에서 대표회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해 연임에 도전한 정서영 목사는 출마 소견에서 "지난 한 해는 한기총으로서 다시 태어나는 해였다. 그간 여러 가지 문제로 조직 자체가 존재하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부끄러운 임시대표회장 시대를 마감하고 새롭게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렇다고 한기총이 모든 것이 다 완성된 것은 아니다. 정상화를 시켜 대한민국과 한국교회의 발전과 세계선교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누구도 원망할 필요도 없다. 다시 일어서면 된다. 이런 일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언젠가 어려운 일을 당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때의 한기총은 너무나 힘이 있었기 때문에 부패할 여지가 많았다. 권력이 집중되고 물질이 많아지면 교만해져 하나님의 손길로 어려움을 당하게 된다. 어찌 보면 올 것이 온 것"이라며 "이런 경험은 우리의 자산이다.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하면 희망이 있다"고 했다.
정 목사는 "한기총은 한국교회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부흥을 선도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먼저 기독교 연합기관이 하나 되어야 한다. 한국교회, 정부, 사회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이 분산되면 안 된다. 한기총 이름으로 적극 참여하겠다"고 했다.
또 연합기구 통합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 한기총을 지키되 통합에도 꾸준히 대화를 시도하겠다. 한국교회와 한기총이 원하는 통합이 되도록 하겠다. 이는 자기 기관만 살려고 해서는 할 수 없다. 두 기관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할 생각을 가져야 한다. 한국 기독교와 사회와 정부로부터 명실공히 한국의 기독교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목사는 지난 회기 중 일부 교단과 회원의 제명 및 자격 정지 등의 징계에 대해 "탕평책을 쓰지 않는다는 말은 오해다. 오히려 당사자들은 문제 해결의 의지를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대표회장에 출마하며 어떠한 (정치적 목적의) 돈을 받지도 않았다. 쓴 적도 없다. 그럴 일이 있었다면 대표회장직을 당장 내려놓을 것"이라며 "한기총을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도록 하는 소명을 마치기 위해 연임을 택했다. 한기총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억해 달라"고 전했다.
▲폐회 직후 축하 인사를 받는 정서영 목사(오른쪽). ⓒ송경호 기자 |
"복수의 후보일 경우 무기명 비밀투표로 하되, 단일 후보일 때는 박수로 추대할 수 있다"는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총대들은 증경회장 엄신형 목사의 제안으로 정 목사를 만장일치로 대표회장에 선출했다. 이후 선거관리위원장 엄기호 목사가 정 당선인에게 당선증을 수여했다.
선거에 앞서 총대들은 대표회장의 임기를 기존 1년에 1회 연임 가능하도록 했던 규정을 "2회에 한하여 연임할 수 있다(총 3회까지 입후보)"로 개정했다. 이후 모든 기타 안건을 대표회장에게 위임키로 하고 폐회했다.
▲한기총 제35회 정기총회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