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서 신성모독 혐의로 500일 넘게 수감생활을 한 기독교인이 보석으로 석방되었으며,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5년의 추가형을 받게 될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기독교 의료 종사자인 로다 자타우는 19개월간의 구금 생활 끝에 풀려나 현재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머물고 있다. 그녀는 2022년 5월, 서북부 소코토에 위치한 세후 샤가리 사범대학 캠퍼스에서 기독교 여학생 데보라 사무엘 야쿠부가 폭행당하는 영상을 공유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다.

사건 당시 야쿠부는 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예수님께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가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거짓 비난을 받았다. 이후 그녀는 기독교 신앙을 전파했다는 이유로 남학생들에 의해 끌려 나와 폭행을 당했고 결국 불에 타 숨졌다.

그녀가 살해된 지 5일 후, 로다 자타우는 바우치 주립 1차 의료 종사자들의 왓츠앱(WhatsApp) 그룹방에 이 동영상을 공유하며 야쿠부에 대한 살해를 규탄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그러자 자타우의 동료들이 이 사실을 공개했고, 2022년 5월에 그녀는 바우치 주 형법 제114조(공공질서 방해)와 210조(종교 모독)에 따라 기소되었다.

수차례 보석 신청을 거부당한 자타우는 국제 사회의 항의가 제기되자, 바우치 주 법원은 최근에야 그녀의 보석을 허가했다. 자타우에 대한 재판은 이달 19일에 재개될 예정이나 휴일로 인해 2024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자타우는 현재 국제 자유수호연맹(ADF International)의 법률 대리를 받고 있다.

국제 자유수호연맹의 법률 고문 션 넬슨은 성명을 통해 “로다 자타우가 오랫동안 보석을 거부당한 뒤 마침내 보석을 허가받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어떤 사람도 평화적인 표현을 이유로 처벌받아서는 안 되며, 국제 종교 자유 옹호자들은 계속해서 로다를 대신하여 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는 계속해서 로다에 대한 정의를 추구하며, 부당한 혐의가 완전히 철회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2022년 10월, 유엔 전문가들은 북부 나이지리아에서 신성모독죄 고발이 흔한 점을 감안하여, 나이지리아 정부에 신성모독법이 국제 인권 기준에 위배된다는 경고 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은 종교 자유 옹호 단체들의 요청에 의해 작성되었다. 5명의 유엔 특별보고관이 서명한 이 서한은 자타우의 투옥이 “부당한 인권 침해”임을 강조했다.

ADF 보고서는 또한 자타우와 야쿠부와 같은 사례가 종교적 소수자에 대한 폭력이 만연한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스(Open Doors)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기독교 신앙을 이유로 살해된 5500명 중 90% 이상이 나이지리아인으로 밝혀졌다.

ADF 보고서는 “나이지리아에서 신성모독을 범죄화하는 것은 나라 전체에 위험한 영향을 끼친다. 2억 명 이상의 인구가 기독교인과 무슬림이 거의 균등하게 나뉘는 나라에서 신성모독법은 사회적 긴장을 증폭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요약했다.

또한 “이러한 법은 자신의 신념을 표현한 무고한 사람들을 처벌하고, 사람들이 신앙을 공유하지 못하게 하며 사회적 폭력을 계속 유발한다. 나이지리아 전역의 신성모독법은 잔인한 폭도들의 폭력을 조장하고 소수 무슬림, 기독교 개종자 및 기타 사람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고 경고했다.

국제 자유수호연맹은 나이지리아의 수피 무슬림 음악가 야하야 샤리프 아미누에 대한 법적 변호를 또한 지원하고 있다. 아미누는 왓츠앱에 신성모독으로 추정되는 노래 가사를 공유한 후 교수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그는 3년 반 넘게 감옥에 복역 중이며, 대법원의 항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야하야의 변호사인 콜라 알리피니는 성명에서 “야하야에 대한 처벌은 나이지리아 헌법과 국제법을 모두 위반하는 것”이라며 “누구도 자신의 종교적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받아서는 안 된다. 우리는 야하야가 석방되고 신성모독법이 종결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