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지난해 기독교 학생 살해 사건과 관련해 나이지리아 정부에 서한을 보냈다. 

드보라 임마누엘(Deborah Emmanuel)은 2022년 5월 12일 나이지리아 소코토주에 있는 자신의 학교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공개적으로 구타를 당한 뒤 화형을 당했다. 해당 사건은 그녀가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신성모독 혐의로 기소된 후 발생했다.

유엔은 지난 8월 이에 관해 나이지리아 정부에 서한을 보냈고, 60일 이내에 답변이 없자 최근 이를 공개했다.

이 서한은 "그녀의 죽음, 경찰 기소 과정에서 드러난 명백한 과실, 살인 가해자에 대한 책임 부족을 우려한다. 또 임마누엘의 살인을 비난하는 동영상을 왓츠앱에 공유한 로다 자타우(Rhoda Jatau)가 바우치주에서 체포 및 구금된 사실을 비판한다"며 "자타우는 표현 및 종교, 신앙의 자유를 평화적으로 행사했다는 이유로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나질라 가네아(Nazila Ghanea) 종교 또는 신앙의 자유 특별보고관, 매튜 질레트(Matthew Gillett)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의장, 모리스 티드발-빈즈(Morris Tidball-Binz) 초법적 약식 또는 자의적 처형에 관한 특별 보고관, 아이린 칸(Irene Khan) 의견 및 표현의 자유 증진 및 보호에 관한 특별보고관, 페르난드 드 바레네스(Fernand de Varennes) 소수자 문제 특별보고관 등이 이 서한에 서명했다. 

이들은 "나이지리아의 신성모독법은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반복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공개적인 대화와 담론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며 폐지를 거듭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나이지리아 정부에 임마누엘의 살해 사건에 대한 현재 수사 상황과, 공개적 폭행을 촉발한 사건에 대한 사실적 근거와, 자타우의 체포 및 구금에 대한 사실적·법적 근거를 비롯해, 이러한 사실들이 나이지리아의 국제적 인권 의무와 어떻게 양립할 수 있는지 확인을 요청했다.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을 위한 인권단체 세계기독연대(CSW)는 이 서한을 환영하는 성명을 냈다.

이 단체의 유엔 사무관인 클레어 덴먼(Claire Denman)은 "유엔이 나이지리아 정부에 드보라 임마누엘이 잔혹하게 죽은 사건과 자타우가 자신의 기본권을 평화적으로 행사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구금된 사건에 대해 강력하게 의문을 제기한 데 대해 찬사를 보낸다"고 했다.

또 "우리는 임마누엘의 가족에 지속적으로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살인범을 체포 및 기소하는 데 우선 순위를 둘 것과 무조건 자타우를 석방할 것을 주와 당국에 촉구한다. 또 무고한 생명을 빼앗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종교를 무기화하는 이들이 누리는 불처벌을 종식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아울러 "신성모독 조항을 폐지하는 것도 여전히 중요한 문제다. 이는 국가의 헌법적·국제적 의무와 양립할 수 없으며, 종교적 극단주의와 폭력을 조장해 사회적 결속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