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여성 의석 할당 개헌안'이 연방 상원을 통과해 대통령 승인만 앞두고 있다. 해당 개헌안은 주의회 의석 33%를 여성의 몫으로 떼어 놓는 내용을 담고 있다.
22일 현지 매체에 의하면, 이 개헌안은 전날 연방 상원에서 11시간 이상 열띤 토론 끝에 참석 의원 214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개헌안이 연방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개헌안에는 '지정 카스트'(SC·불가촉천민)와 '지정 부족'(ST)을 위해 할당해 놓은 의석 가운데 3분의 1은 각각 해당 그룹 여성의 몫이 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여성 의석 할당을 위한 개헌 시도는 1996년 처음 있은 뒤, 몇 차례 시도 끝에 27년 만에 성사됐다. 다만 시행은 오는 2026년 인구조사 후 선거구 조정을 거친 뒤 이르면 2029년 이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10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조사는 당초 2021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이다.
개헌안이 연방 상원을 통과하자, 개헌안 통과를 적극 추진해 온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우리나라의 민주 여정에서 본질적 의미를 규정하는 순간"이라며 "14억 인도인들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환영했다.
연방 하원의원이기도 한 모디 총리는 이날 이례적으로 상원을 찾아 개헌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9억 5천만 명의 인도 전체 유권자 가운데 약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은 현재 연방하원에서는 15%, 주의회에선 10% 미만의 의석을 갖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인도에서 투표하는 여성의 수가 점점 늘어나며 모디 총리가 이들의 지지를 받고자 했다"며 "모디 총리는 법이 발효되지 않더라도 내년 총선에서부터 의석의 3분의 1을 여성으로 할당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