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공식 크리스마스 기념일을 1월 7일에서 12월 25일로 변경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의회는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에 서명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이 법안은 2014년 러시아의 불법 크림반도 합병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리주의자 지원 이후 우크라이나정교회 공동체가 모스크바와 꾸준히 거리를 두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문화적 지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정통 기독교의 두 분파 사이에 분열을 증폭시켰다. 러시아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가 침공을 승인하면서 분열은 더욱 심화됐다.
이 법안은 본질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일부 교회가 이미 실행하기 시작한 것을 공식화한 것이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정교회의 한 지부는 지난해 12월 25일에 성탄절을 기념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우크라이나 그리스 가톨릭교회도 성탄절을 12월 25일로 바꿨다.
이 법안은 또한 독립 기념일인 우크라이나 건국 기념일을 7월 28일에서 7월 15일로 수정한 것을 포함해, 종교 기념일과 일치하는 여러 우크라이나 공휴일의 날짜를 수정했다. 참전 용사 및 전사자 기념일도 10월 14일에서 10월 1일로 변경됐다.
지난 12월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 러시아와 제휴한 교회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시사했다. 당시 로이터가 보도한 바와 같이, 우크라이나 국가 안보 및 국방 위원회는 정부에 모스크바정교회의 명령을 따를 가능성이 있는 모든 교회를 금지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젤렌스키는 "친러시아 세력들이 우크라이나를 내부에서 약화시키려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뉴스와이어에 인용된 대로, 젤렌스키는 당시 연설에서 "우리는 누구도 우크라이나 영혼 안에 제국을 건설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우크라이나 보안군은 모스크바 총대주교청과 관련된 정교회를 조사해 왔다.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모스크바 총대주교청과 연계된 여러 신학교와 정교회를 수색해 친러시아 선전 자료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키릴 총대주교는 자신의 지위를 남용해 전쟁을 정당화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난해 영국 정부의 제재까지 받았다. 그는 또 프란치스코 교황을 포함한 다른 종교 지도자들에게 "역사적으로 러시아와 연결된 우크라의 수도원을 폐쇄하지 않도록 우크라이나 정부에 촉구해 달라"고 했으나 실패했다.
양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우크라이나 정교회(UOC)는 수도에 있는 980년 된 키예프-페체르스크 라브라 수도원 단지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우크라이나 문화부는 UOC가 "국가 재산 사용에 관한 계약 조건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지만, UOC는 "정치적 마녀 사냥의 희생자"라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