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의 46%가 영양 부족에 시달린다는 유엔의 최근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이 12일 발표한 '2023 세계 식량 안보 및 영양 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2020~2022년 북한 주민의 약 1,180만 명 즉, 총 인구의 45.5%가 영양 부족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인구 중 48.7%가 영양 결핍인 세계 최빈국, 소말리아와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해 보고서에서 2019~2021년 41.6%로 평가한 것보다 4% 가량 늘어난 것이다.

2004~2006년 영양 부족을 겪는 북한 주민의 비율 34.3%와 비교해서는 10% 이상 증가했다.

이에 대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020~2022년 한국의 영양 부족 인구의 비율이 2.5% 이하에 그친 것과 비교해, 남북 간 상당한 격차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14~49세 북한 여성의 빈혈 발병률 역시 2012년 31.7%에서 2022년 33.9%로 다소 늘었다.

같은 기간 0~5개월 유아에 대한 모유 수유 비율은 68.9%에서 71.4%로 소폭 증가햇다.

다만 5세 미만 북한 아동의 발육 부진 비율은 2012년 25.7%에서 2022년 16.8%로 나아졌다.

RFA는 "문제는 만성적인 식량 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의 식량 사정이 코로나19 기간 중 더욱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국경 폐쇄로 인한 유엔 및 국제기구들의 현장 조사 불가로 체계적인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도적 위기 상황에 놓인 국가들에 대한 유엔의 원조를 조율하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23년도 세계 인도주의지원 보고서'(GMO)에서, 북한은 자료 부족으로 3년 연속 지원 대상국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이어 "여기에 국경 폐쇄로 수입품이 크게 제한되고, 일부 수입품에 대한 검역 조치가 장기화돼 의약품을 포함한 생필품이 더욱 부족해졌다"고 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부총재 고문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이전에는 그나마 중국에서 비료와 식료품을 수입해 식량 사정이 나았으나, 코로나19 이후로는 식량 안보 상황이 훨씬 악화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