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우간다 서부의 한 사립 고등학교 기숙사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습격해 최소 37명의 학생을 살해하고, 6명을 납치했으며, 피해 학생 중 대부분이 기독교 신자였다고 모닝스타뉴스가 보도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사건 당일 테러범들은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라는 지하디스트 구호를 외치면서, 카세세 지구 내 음폰드웨에 위치한 루비리하 고등학교(Lhubiriha Secondary School)에 난입했다. 이들은 여학생들을 마체테 칼로 도륙하고, 남학생 기숙사에 불을 질러 살해했다. 우간다 당국에 따르면 재학생이 아닌 사망자는 5명이며 부상자는 4명이다.
생존자 학생인 에드가드 뭄베레는 모닝스타뉴스에 “무장 괴한들이 남학생들에게 기숙사 문을 열라고 소리쳤고, 한 괴한은 ‘이 학교는 우간다에서 기독교를 확산시키고 서양의 기독교인들에게 지원을 받고 있다. 이슬람이 우간다에서 지배적인 종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제보했다.
뭄베레는 학생들이 숨죽이고 있는 동안, 한 학생이 문을 엿보고 급히 돌아와 테러범들이 마체테, 도끼, 총으로 무장되어 있다고 알렸다.
뭄베레는 “이로 인해 우리는 침대 밑에 숨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숙사에서 총성이 들렸고 불이 났다”며 “그들이 우리 기숙사에 폭탄을 던져 방 전체가 연기로 가득 차 숨을 쉴 수 없었다. 우리 중 일부는 기숙사를 빠져나왔지만 총에 맞아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 겨우 살아남았다”고 했다.
또 그는 “기숙사 천장에 올라가 숨을 방법을 찾았지만 연기가 너무 많아서 떨어졌다”면서 “얼굴과 온몸에 피를 묻히고 죽은 척을 했다. 한 명이 와서 확인했지만 앞이 보이질 않아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모닝스타뉴스에 따르면, 피해자들 중 대부분은 우간다 교회, 크로스웨이 교회, 카세세 오순절 교회, 올 세인츠 카세세 타운 교회, 독립 침례교회, 및 카세세 중앙침례교회에 등록된 교인이었다.
음폰드웨 지역은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반군인 민주군사동맹(ADF)이 주둔 중인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의 국경 인근에 있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이번 참사에 대해 ADF 반군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ADF나 이슬람국가는 평소와 달리 테러의 직접적인 배후임을 자인하지 않고 있다.
영부인이자 우간다 교육부 장관인 자넷 무세베니는 기자회견에서 “학교를 장악하려는 당사자들이 테러범들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우간다와 콩고가 공조하여 ADF를 물리치는 데 성공하자, 이 단체가 우간다 국경 지대의 연약한 표적(soft target)을 공격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무세베니는 현지 언론에 “그들 입장에서는 우리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는 작은 그룹으로 나뉘는 편이 더 안전하다. 그들의 필사적이고 무익한 범죄 및 테러 계획은 이런 방식”이라며 “그들은 콩고에서 도망친 후, 우간다로 다시 들어와서 무장되지 않은 사람들을 공격하면, 우리가 우간다의 마을을 방어하기 위해 콩고에서 군대를 소환할 것이라고 상상한다. 그렇게 하면 그들이 현재 겪고 있는 손실을 면할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
카세세에 위치한 크로스웨이 미니스트리스 교회의 한 목사는 “기독교인들 사이에 큰 두려움이 이 지역을 휩쓸고 있다”며 사망자 가족들을 위한 재정적 지원과 기도를 요청했다. 현재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최소 3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
ADF는 민주콩고 동부지역의 120개 이상의 무장 단체 중 가장 치명적인 세력으로 평가받는다. 과거 ADF는 우간다 서부에 본거지를 두었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콩고 북키부주 근처 국경 지대에서 활동해왔다.
2019년 ADF는 두 개의 파벌로 나뉘었고, 그중 하나는 이슬람국가 중앙 아프리카 지구(IS-CAP)에 합병되었다. 미국 정부는 2021년 ADF를 이슬람국가와 연계된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