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나이지리아 중부 베누에주에서 가톨릭 교리교사 등 50여 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당했다고 현지 당국의 관계자가 밝혔다.
모닝스타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8일 풀라니 목동 급진주의자들은 구마 카운티 히르남 마을에 위치한 성베드로 성당에서 교리교사인 도미니크 다조와 그의 아내를 살해했다. 또 같은날 목동들은 카운티의 체 밤베, 체 오르팀, 토로 음바니야르 마을 3곳을 기습했다.
이후 2주 동안, 목동들은 아가샤, 그바짐바, 음바, 아이어, 체 이오르팀, 요그보, 니예프, 옐와타, 우코홀, 오르테세, 히르얌, 우비르, 은조로프, 음바, 음바뎀, 음바바이, 세마카의 구마 등 인근의 마을 17곳을 공격했다.
구마 카운티 정부 협의회(Guma Local Government Council) 일원인 크리스토퍼 와쿠는 모닝스타뉴스에 보낸 문자에서 “5월 24일 수요일, 풀라니 목동들이 이 지역 몇 곳을 공격해 마을 전체를 죽이고 파괴했으며, 수천 명의 기독교인들을 추방시켰다”며 “5월 11일 목동들은 음바와를 비롯한 다른 마을들을 공격해 기독교인 28명을 살해했다”고 제보했다.
와쿠는 “5월 9일 화요일, 무슬림 테러리스트와 협력하는 목동들이 위에 나열된 다른 마을에서 22명 이상의 기독교인을 학살했다”고 덧붙였다. 한 지역 주민은 이번 공격으로 인한 대부분의 사망자가 여성과 어린이라고 밝혔다.
올해 오픈도어(Open Doors)가 발표한 세계감시목록(WWL)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2022년 살해된 기독교인이 5014명으로 전 세계 1위이다. 아울러 기독교인 납치 건수(4726명)는 물론 성폭행이나 괴롭힘, 강제 결혼, 신체 또는 정신적 학대 부문에서 1위이며, 신앙을 이유로 가장 많은 가정과 기업들이 파괴됐다. 또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나이지리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교회 공격과 실향민이 발생했다.
나이지리아는 2023년 기독교인이 되기 가장 어려운 50개 국가 중, 지난해 7위에서 역대 최고인 6위로 뛰어올랐다.
WWL 보고서는 “풀라니, 보코 하람,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주(ISWAP) 등이 몸값이나 성 노예를 위해 기독교 공동체를 습격해 살해, 훼손, 강간, 납치 등을 자행하고 있다. 올해도 이 폭력이 기독교인이 다수인 남부 지역에 확산됐다”며 “나이지리아 정부가 이를 종교적 박해임을 계속 부인하고 있어, 기독교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는 처벌받지 않고 자행된다”고 했다.
영국의 ‘국제자유 및 신앙을 위한 초당파 의원 모임'(APPG) 보고서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사헬 지역의 무슬림 풀라니족은 수백만 명에 달하며, 극단주의 견해를 갖고 있지 않은 다양한 혈통의 수백 개 부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일부 풀라니족은 급진적 이슬람주의 이념을 강력히 고수하고 있다.
APPG 보고서는 이들이 “보코하람과 ISWAP(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주)과 유사한 전략을 채택함으로써 기독교인과 기독교 정체성의 강력한 상징을 공격 대상으로 삼으려는 분명한 의도를 보인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또 “나이지리아 교계 지도자들은 풀라니족의 미들 벨트(Middle Belt) 지역에 대한 공격이 사막화로 인해 목축업이 위기에 처하자 기독교인의 땅을 강제로 착취하여 이슬람 종교를 강요하려는 목적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