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 명이 넘는 인구가 거주하는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 주에서 인종 폭력 사태로 기독교인 58명이 숨지고, 교회 수십 곳이 불에 타고, 수만 명이 난민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번 폭력 사태는 힌두교도인 메이테이(Meitei) 부족 공동체와 기독교인 사이의 계속된 갈등에서 기인한다.
인도복음주의펠로십(EFI) 총서기인 비자예쉬 라르 목사는 CP에 보낸 성명에서 “최근 마니푸르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 깊은 슬픔과 우려를 표한다. 시민에게 엄청난 고통과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한 이 지역의 폭력과 불안을 종식시키고 평화를 촉구한다”며 정부의 즉각적인 대응을 요청했다.
라르 목사는 “인도의 복음주의자들을 대표하는 기독교 단체로서, 우리는 사랑, 평화, 정의의 가치를 옹호한다. 우리는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졌고 존엄과 존경으로 대우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며 “최근의 폭력 사건은 이러한 가치에 어긋나며 마니푸르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이 단체의 제보에 따르면 5일 마니푸르 사무국의 농업 수의학부 차관인 구자붕 여사는 메이테이 폭도들에 의해 차에서 끌어내려졌고, 그의 아들인 굴라상은 살해당했다.
CP에 제공된 피해 목록에는 마니푸르주에서 폭력과 약탈을 당한 뒤 불에 탄 30개 이상의 예배당이 포함돼 있다. 파괴된 교회로는 파이트벵, 칸치푸르 및 부족 식민지의 가톨릭교회, 개임 마을의 복음주의 침례교회, 파이트벵, 람펠, 랑골 및 부족 식민지, 카이렐 및 쿠아키텔의 구세군교회 등 다수의 교단이 피해를 입었다.
인도 일간지 스크롤(Scroll’s)은 폭력사태가 “5월 3일, 매니푸르의 부족학생연합(All Tribe Students Union of Manipur)이 다수인 메이테이 공동체의 예정된 부족 범주에 (타 부족을) 포함시키자는 요구에 반대하는 시위에 수천 명이 참여한 직후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폭력 사태가 메이테이족이 지역 내 다른 부족의 유입을 막기 위해 벌였고, 그 결과 약 1만여 명의 육군 병력이 마니푸르 주에 배치됐다.
EFI가 CP에 보낸 사진에는 대피소로 피신한 기독교인 난민들의 혼잡한 상황이 담겨 있다. 스크롤은 “1만3천명 이상이 육군과 주 정부가 마련한 안전한 대피소로 이동했고, 다른 많은 사람들은 인근의 미조람, 메갈라야, 나가랜드 주로 대피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는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가 미국 의회에 인도를 특별우려국(CPC)에 포함시킬 것을 권고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발생했다. 지난해 USCIRF는 종교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거나 박해를 용인하는 국가 명단에서 인도를 제외한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USCIRF는 2021년 연례 보고서에서 “바라티야 자나타당(BJP)이 이끄는 인도 정부는 힌두 민족주의 정책을 추진하며, 조직적이고 지속적이며 끔찍한 종교의 자유 침해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또 가톨릭 자선 단체인 ‘고통받는교회돕기’(ACN)는 2021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인도에서 반기독교 폭력 사례 710건을 확인했다.
‘인도계 미국인 기독단체연합’(FIACO)은 CP와의 이전 인터뷰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이 증가하지만, (인도) 사법 제도는 박해받는 기독교인과 기타 소수 종교의 권리를 방어하는 데 자주 실패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