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체제, 김씨 일가 이익 대변
공포·폭력의 역기능적 메커니즘
맹종 강요, 욕구와 자율성 박탈
불안 회피 위해, 자기파괴 반복

바이어하우스학회 제6회 심포지엄이 '북한선교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14일 오후 서울 양재동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 화평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유혜란 교수(평촌 새중앙교회)가 '북한 체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전도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유혜란 교수는 "통일선교(북한 전도·선교)는 '지금-여기'에서 진행돼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먼저 보내신 탈북민들을 통해 '작은 통일'을 경험하고 있다"며 "하나님께서 보내신 탈북민들의 체제 상처로 인한 무신론과 반신론을 한국교회가 직면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통해 탈북민들을 주님의 제자로 양육해, 갈 수 없는 '북한의 한 교회'로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사단법인 북한체제 트라우마 치유상담센터에서는 통일 시대를 시험할 수 있는 피험자인 탈북민들의 북한체제 트라우마 상처를 전문으로 다루는 전문상담사들을 양성하고 있다"며 "통일은 온다. 우리가 겪어야 하는 한반도 통일이 화해와 공생이 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와 여러분들이 반석이 돼 달라"고 호소했다. 

구체적으로는 "탈북민의 사회 부적응 문제의 근본 원인은 '북한체제 트라우마(North Korean System Trauma·NKST)'로 야기된 그들의 체제 상처인 '거짓 자기(false self)'의 상흔에 있다"며 "남북이 상존할 수 있는 평화통일 준비는 역기능적 북한 체제의 병리적 본질을 이해하고, 탈북민과 북한 주민들에게 내재된 북한 체제 트라우마 체제 상처인 거짓 자기를 인지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유혜란 교수는 "북한 체제는 국익이 아닌 김일성·김정일·김정은 김씨 일가 3대의 이익을 대변하는 공포적이고 폭력적인 역기능적 메커니즘"이라며 "북한 체제가 정치체의 기능적 순환이 아닌 고립을 조장하는 조직체로, 폭력의 위협으로 주민들을 통제하고 그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파괴하며 의존을 통해 맹종을 강요하는 메커니즘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북한 사회에서 경험되는 공포와 불안의 체제 노이로제는 특히 김씨 일가의 병리적 성격에 근거한 체제적 억압으로 북한 주민의 생리적 욕구와 자율성을 박탈하고 있다"며 "북한의 종교 말살 정책은 체제 유지를 위한 핵심 정책 중 하나로, 종교가 말살된 북한 사회에서 주민들은 자유의지와 사고력, 이타성 등 '인간성이 훼손된 삶'을 강요당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NKST를 통해 주민들을 '우상화 수단'으로 길들이기 위한 정책을 지속해서 심화시켜 왔다"고 폭로했다. 

바이어하우스
▲유혜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그는 "NKST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인지를 왜곡시키는 것이다. NKST 체제 상처는 개인의 삶을 통제하고 억압해 타인에 대한 관계 거부를 통해 병리적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북한 사회에서 주민들은 '존재적 박해 및 박탈과 공포불안' 속에 반 세기 이상 살면서, 폭력과 위협으로 종교를 말살하고 의존을 통해 맹종을 강요함으로써 '거짓 자기'를 발달시켜, '참 자기'가 부재한 삶을 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생존을 위해 발달한 북한 주민들의 '거짓 자기'는 북한 체제 유지의 주요 기반이 되고, 만연한 우상숭배는 이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NKST 불안을 강화하고 체제 유지를 가능케 하는 주 요인은 일관된 종교 말살 정책"이라며 "북한 주민들은 불안 회피를 위해 수동적 태도로 가치를 선택하고, 자기파괴적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씨 일가는 독재 유지를 위해 종교 말살로 내구적 결집력을 분산시켜야 영구적 통치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끊임없는 불신 문화를 조장하고 있다"며 "그 결과 주민들은 역기능 체제에서 수령·당·대중의 혼연일체인 인민대중이 수령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왜곡된 정체성을 갖게 됐다. 자기를 초월할 수 있는 진정한 용기는 신에 대한 긍정에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혜란 교수는 "남북한 사람들이 같은 민족으로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기본적 정서를 갖고 있음에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불쾌하다' 식의 반응이 나타나는 원인 중 하나는 NKST로 형성된 북한 주민들의 불신에 근거한 생리 구조 때문"이라며 "NKST 불안 생리 구조는 북한 주민들이 자유민주주의 남한 사회에 왔음에도 여전히 그들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한 탈북민들의 특성에 대해 "NKST는 탈북민들의 인간관계 형성에 암초로 작용하고 있다. 잠재된 결과지향적 왜곡된 가치관 때문"이라며 "한국에서 탈북민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고립으로 좌절하며 소외돼 우울감에 빠지게 된다. 왜곡된 가치관 때문에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고 자신을 성찰할 의지가 부족하므로, 책임 전가에 의한 마음의 분노는 더욱 증폭된다"고 전했다.

둘째로 "NKST 불안으로 파생된 생리 구조는 한국 사회 적응에서 타인은 물론, 자신을 더욱 지치게 한다. 자신에 대한 부적절함은 의심과 이분법적 사고로 미래가 아닌 과거에 머물게 한다"며 "특히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만연된 편집 성향으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도전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고 했다.

셋째로 "NKST 불안으로 파생된 생리 구조는 그들의 투자 노력을 감소시킨다. 성공이 능력과 노력보다 다른 것에 의해 결정된다는, 학습된 왜곡된 인식의 결과"라며 "하나님과의 관계도 능동적으로 섬기고 소통한 자발적 관계가 아닌, 체질화된 불신으로 수동적 자세와 영적 게으름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바이어하우스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유혜란 교수는 "하나님의 때에 통일을 이뤄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그 기도의 응답으로 북한 주민들을 흩으셔서 여러 통로를 거쳐 한국으로 보내주고 계신다고 믿는다"며 "그러나 치유되지 않는 상처는 개인은 물론 가정과 사회 전반에 많은 영향을 준다. 분단된 둘이 하나 되는 통일의 역사는 분단의 지난 세기가 남긴 NKST 체제 상처 치유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오늘날까지 한국은 북한에 대해 정치적으로 접근하고 설명해 왔다. 한국은 여전히 우리의 대북 정책 여부에 따라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고 있지만, 이러한 접근은 북한 체제에 대해 사회심리학적으로 접근할 때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정치가 아닌 사회심리학적 북한 이해는 아름다운 통일을 준비하는 견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신에 대해 아는 유일한 것은 '신이 없다'는 것과 '종교는 아편'이라는 것이다. 신을 거부한 존재, 영혼을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은 공포를 넘어서는데 치명적 한계가 있다. 죽음이 너무 두려워 자신의 생존만 추구하게 되기 때문"이라며 "신의 가호와 영벌을 상상할 수 없는 나라에서, 인간보다 못한 동물은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먼저 보내주신 탈북민들을 통해 NKST 치유를 이해하고 경험함으로써 민족 복음화를 위한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휴전 상태의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북한은 갈 수 없는 곳이기에, 통일 선교는 탈북민들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탈북민 한 사람이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면, 갈 수 없는 북한에 교회가 하나 세워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임헌만 교수(백석대)가 '제사장 나라로서 통일 코리아에 필요한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화해 사상', 윤현기 교수(아신대)가 '북한 그루터기 신앙이 한국교회에 주는 도전' 등을 발제했다. 앞선 개회예배에서는 이승구 교수(합동신대) 사회로 박명수 박사(서울신대 명예교수)가 설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