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남부 베누에주에서 무슬림 풀라니족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두 마을을 공격해 기독교인 12명을 살해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현지에서는 정부 당국이 수천 명의 풀라니족이 이동 중이라는 경고를 무시한 데 따른 참사라고 비판했다.
모닝스타뉴스에 따르면, 마이클 아온뎀바 투란 인민의회(TUPA) 총책임자는 성명에서 “지난 토요일(1월 28일) 가해자들은 콴데군에 위치한 이켐베와 음비그베 마을을 공격해 가옥과 농작물, 농장을 파괴한 것 외에도 수십 명의 부상자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풀라니족이 지금껏 평화로운 우리 지역사회에 공포의 독니를 드러내기 전, 베누에 강둑 지역에 수 천 명의 목동이 유입되는 것에 대해 조기 경보를 울렸다”며 “우리는 보안 기관에 개입할 것을 요청했지만 도움은 오지 않았고, 무력하고 가난하고 무고한 사람들이 무방비 상태로 방치됐다”고 비판했다.
아온뎀바는 이번 테러가 “풀라니족이 지역사회에 추가적인 유혈사태를 계획 중이라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역 내 기독교인들이 제기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풀라니 추정 세력이 지역사회를 계속해서 공포에 떨게 한다는 사실에 매우 고통스럽다”면서 “새로운 공격이 우리를 잔해하고, 점차 지역사회에 무정부 상태를 고착화하려는 계획이라고 본다”고 했다.
지역 주민인 조셉 아사와는 모닝스타뉴스에 “12명의 기독교인이 목동으로 추정되는 자들에 의해 끔찍하게 학살당했다. 다른 많은 기독교인들이 두 마을에서 쫓겨나 현재 자토-아카 마을로 피신하고 있다”고 제보했다.
밥 튜프 연방 하원의원(크완데/우스홍고)는 성명을 통해 “정부가 대학살을 억제하지 못하는 동안, 기독교 공동체 전체가 무장한 목동들과 다른 테러범들에 의해 파괴되고 있다”며 “베누에 주에서 잔혹 행위가 급증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튜프 의원은 "인간의 생명은 신성하며, 오직 최고 창조주이신 하나님만이 주신 것을 자유롭게 취할 권리가 있다. 무고한 사람들을 공격한 자들의 마음에는 경건이 조금도 없기에, 가장 높은 창조주의 자비를 기대해선 안 된다”라며 정부에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영국 '국제자유 및 신앙을 위한 초당파 의원 모임'(APPG)은 최근 보고서에서 "수백만 명에 달하는 나이지리아와 사헬 지역의 무슬림 풀라니족은 극단주의 견해를 갖고 있지 않은 다양한 혈통의 수백 개 부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일부는 급진적 이슬람주의 이념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PPG 보고서는 “그들은 보코하람과 ISWAP(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주)과 유사한 전략을 채택하여, 기독교인과 기독교 정체성의 강력한 상징을 공격 대상으로 삼으려는 분명한 의도를 보인다”고 밝혔다.
풀라니족의 미들 벨트(Middle Belt) 지역에 대한 공격이 사막화로 인한 목축업의 위기와 함께, 기독교인들의 땅을 강제로 착취해 이슬람 종교를 강요하려는 목적 때문이라는 것이 나이지리아 교계 지도자들의 중론이다.
오픈도어는 지난해 나이지리아에서 살해된 기독교인 수가 5014명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2023년 세계감시목록(WWL)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나이지리아는 기독교인 납치 수(4726명)는 물론, 성폭행이나 괴롭힘, 강제 결혼, 신체 또는 정신적 학대 부문에서 세계 1위이며, 기독교 신앙을 이유로 수많은 가정과 기업들이 공격을 받았다. 또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교회 공격과 실향민이 발생했다.
올해 나이지리아는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되기 가장 어려운 국가 순위 중, 지난해 7위에서 역대 최고인 6위로 상승했다.
WWL 보고서는 “풀라니, 보코하람,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주(ISWAP) 등이 몸값이나 성 노예를 위해 기독교 공동체를 습격해 살해, 훼손, 강간, 납치 등을 자행하고 있다. 올해도 이 폭력이 기독교인이 다수인 남부 지역에 확산됐다”며 “나이지리아 정부가 이를 종교적 박해임을 계속 부인하고 있어, 기독교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는 처벌받지 않고 자행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