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북한인권정보센터(NKDB)와 (주)엔케이소셜리서치(NKSR)가 10일 『2022 북한인권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 보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조사는 매년 변화하는 북한인권 환경을 바탕으로 북한인권에 대한 국민 인식과 정책 평가를 정례적으로 파악하고자 2014년부터 실시되고 있다.
2022년 국민인식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사용하여 실시한 온라인 조사다. 조사기간은 10월 4일에서 10월 7일(4일간) 시행되었으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다.
2022년 조사에 추가된 질문 문항은 북한인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혹은 북한인권에 관심이 없는 이유, 탈북어민 북송사건에 대한 인지 여부와 해당 사건에 대한 인식, 북한인권대사 임명 인지여부 등이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66.5%는 평소 북한인권에 관심이 있다, 33.5%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관심이 있다는 응답자 중 40대 이하 국민들은 주로 '언론/대중 매체'를 통해 북한인권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았고, 50대 이상은 '언론/대중 매체'와 '한민족이기 때문'이라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또 북한인권에 무관심한 이유는 "나와 직접 관련이 없어서, 나 살기도 바빠서, 개선 방법이 없어서, 북한은 다른 나라다"라는 응답이 많았다.
탈북어민 북송사건은 87.8%가 알고 있다고 응답하였고, 이는 정치범수용소 인지 비율 83.6%보다 높아 대부분의 국민이 해당사건을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어민 북송이 적절했다는 응답은 34.2%(매우 14.2 + 대체로 19.9), 적절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54.2%(별로 25.5 + 전혀 28.7)로 과반수는 적절하지 않다고 인식했다. 정치성향별로 진보 성향에서는 적절했다 55.8%, 중도 성향과 보수 성향 응답자의 각각 52.0%. 75.4%는 적절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일반 국민 67.7%는 '북한인권 피해 조사 기록 활동'이 정부와 민간의 협력을 통해 진행돼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이와 같은 응답자의 정치적 이념 성향은 진보 또는 보수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고르게 나타났다(진보 70.3%, 중도 64.8%, 보수 69.3%). 이러한 국민인식에도 불구하고, 북한인권정보센터는 2003년부터 진행해오던 하나원 입소자 대상 북한인권 실태 조사를 2020년 초 정부의 일방적 통보에 의해 중단하게 됨에 따라 14년간 매년 발행해온 「북한인권백서」마저 2년째 발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 정부가 북한 당국에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할 경우 71.4%는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하였지만, 이들의 과반수(진보 62.9%, 중도 58.5%, 보수 68.4%)는 그럼에도 북한인권 개선과 문제해결을 위해 정부가 직접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NKDB는 "이념 성향에 관계없이 현 정부가 북한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합적으로 북한인권에 대한 국민인식은 2017년 탄핵과 정권교체, 2018년 정상회담을 거치며 급격한 변화가 있었지만, 2022년 현재 2015년 수준으로 회귀해 북한인권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또한 "한국정부가 보편적 인권차원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압박과 지원 등 실현 가능한 모든 방식을 통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요구하며, 북한인권단체 활동으로 북한인권피해기록 및 보관 활동의 필요성과 이후 과거청산에 대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이밖에 이번 세미나에서는 북한인권 온라인 박물관 '북한인권라키비움'과 북한인권 주요사건과 침해 장소를 구글어스 기반으로 보여주고 있는 북한인권 정보지도 '비주얼아틀라스'를 소개하는 세션이 준비됐다.
NKDB는 "북한인권라키비움과 비주얼아틀라스로 보다 많은 국민들이 북한인권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콘텐츠를 활용한 북한인권 정보제공의 장이 될 것"이라며 "두 웹사이트를 통하여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일반 국민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국제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