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평생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설파했던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94)가 별세했다.

김 교수는 4일 오후 10시 50분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호흡기 질환으로 생을 마감했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자신의 시신을 의과대학에 기증하라고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개신교 장로인 고인은 과거 자신의 홈페이지에 "어머님의 신앙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사실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이날까지 살아왔다"며 신앙간증을 전했던 바 있다.

그는 "내 경우에는 나의 어머님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셨기 때문에 나는 불교도나 유교도가 될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며 "어머님의 신앙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사실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이날까지 살아왔다"고 했다.

또한 "원시시대의 종교는 현대인의 눈에는 몽땅 미신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예수가 인도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하는 책도 있지만, 예수가 베들레헴의 말구유에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기록은 어쩔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 됐다"고 했다.

이와 함께 그는 "되도록 미신을 멀리하려고 노력을 하면서 나의 신앙을 지키고 살아왔다. 그래서 나는 내 주변에 모인 아주 가까운 소수에게는 나의 신앙을 간증하기도 한다"면서 "오래건 짧건, 멀리건 가깝게건 함께 가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라고 간증했다.

한편 1928년 10월 2일 평남 맹산에서 출생한 고인은 美보스턴대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연세대 사학과 교수와 14대 국회의원, 신민당 공동대표, 일간지 논설고문 등을 지냈다. 유족은 여동생 김옥영·김수옥씨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