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별장을 전격 압수 수색하자 보수 기독교 지도자들이 이에 대해 비난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FBI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당시 다량의 대통령 공식 기록물을 백악관에서 자신의 주거지로 옮긴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주거지와 금고에 대한 급습을 전하면서 "법무부와 민주당이 2024년 (대선출마) 기회를 해치도록 부추긴 불공정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C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기간 동안 많은 보수 복음주의 지도자들의 지지를 얻었고, 그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여러 차례 백악관에 초청받았으며, 몇몇 복음주의 목회자들은 SNS를 통해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미국 조지아에 소재한 대형교회인 프리채플(Free Chapel) 목사인 젠첸 프랭클린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직 대통령의 거주지가 습격당한 사건에 대해 깊은 충격을 받았다"는 성명을 올렸다.

그는 "현 행정부의 목표가 이 나라를 더 분열시키는 것이라면 법무부와 FBI를 무기화해 그 임무를 완수했다"라며 "미국인들은 정치적 편견과 불의에 눈 멀지 않았다. 그들은 이 전례 없는 비겁한 행동을 목격했다"라고 밝혔다.

프랭클린 목사는 "이번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이념과 깨어있는 정책, 가치에 대한 반대 때문에 발생한 연방의 권력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침례교 목사이자 워싱턴 D.C.에 기반을 둔 보수 기독교 옹호 단체인 가족연구위원회(Family Research Council) 회장인 토니 퍼킨스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마라라고 리조트 급습에 대한 반대를 표명했다.

퍼킨스 회장은 "FBI가 정의를 추구한다고 누가 믿겠는가?"라고 물으며 "이 조직은 너무 정치화되어 그들의 행동이 정당화되더라도 국민의 절반은 여전히 그들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빌리그래함전도협회(BGEA) 및 사마리아인의 지갑(Samaritan's Purse) 회장인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FBI와 법무부(DOJ)가 다시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했다.

그는 1992년 FBI 저격수가 백인 우월주의자와 연루된 것으로 여겨진 남성의 아내를 쏘아 살해했던 루비능선(Ruby Ridge)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30년 전 FBI는 루비 능선을 둘러싼 불행한 사건으로 인해 많은 신뢰를 잃었다. 어젯밤 마라라고에서 펼쳐진 사건을 보면서 FBI와 법무부가 미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금고에 무엇이 들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정부의 소유물이 거기 있다면 확실하게 요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함 목사는 "우리는 지도력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지역, 주, 국가 차원에서 공직에 출마하기 위해 성경 원칙과 가치를 존중하는 남녀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이 '전례 없다'고 묘사한 이 급습은 메릭 갈란드 미 법무장관에 의해 승인됐다고 한다. 백악관은 압수수색이 시작될 때까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고 CP는 전했다.

카린 장 피에르(Karine Jean-Pierre)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공개보도를 통해 여러분 모두가 그랬던 것처럼 이것에 대해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가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범죄수사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그들에게 맡기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