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으로서 중립 잃어버린 편향적 발언 용인 못해
대한민국에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하는 강압 판단돼
안일한 안전 의식, 책임 없는 자유 존중 강압 우려해
2030 청년들로 구성된 전국청년연합 '바로서다(이하 바로서다)'에서 동성애자로 알려진 신임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 16일 부임하자마자 서울광장 퀴어축제에 참여해 지지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규탄 및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퀴어축제에 참석해 "어느 곳에서도 차별을 반대하고,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한 미국의 헌신을 증명하기 위해 이 행사에 꼭 참석하고 싶었다. 그 누구도 두고 갈 수 없다. 계속 인권을 위해 싸우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서다는 "지나친 선정성과 미흡한 통제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상황에서도 3년 만에 '제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약칭 퀴어축제)'가 서울광장에서 열리도록 허용된 데 유감을 표한다"며 "바로 반대편에서 10만 명에 이르는 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 참석자들을 통해 나라를 지켜내려는 국민들의 숭고한 노력이 크게 모인 데 감사한다. 이를 무시하고 퀴어축제를 통해 꾸준히 동성애를 미화하고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이들에게만 귀 기울이는 편향적인 정치적 처사들에 계속해서 대항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이후에는 골드버그 대사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하고 나섰다. 청년들은 첫째로 "외교관으로서의 중립을 잃어버린 미국 대사 골드버그의 편향적 발언을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청년들은 "이 발언을 통해 골드버그 대사가 차별금지법 필요성에 대해 피력하고 있음을 누구든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차별금지법과 젠더 이슈는 미국에서도 '성 중립 화장실', '남성트랜스젠더에 의한 여성인권 침해' 등의 문제로 여전히 논란 속에 있다"며 "이런 와중에 골드버그 대사의 퀴어축제 지지 연설은 과연 한국을 향한 미국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맞는가? 아니면 골드버그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려는 것인가? 각국에 이익이 되고 합의되는 방향으로 입장을 표해야 할 외교관의 신분으로 편향적으로 퀴어축제를 지지하는 일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둘째로 "골드버그 대사의 퀴어축제 지지 발언이 대한민국을 향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강압으로 판단한다"며 규탄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는 상황에서도, 한국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다. 차별금지법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일상에 심각한 위협을 끼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라며 "차별금지법의 제정이 결코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입장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따라서 주한 미국 대사가 대한민국 다수 국민들의 의견을 외면한 채 섣불리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했다.
나아가 "골드버그 대사의 '미국의 헌신' 발언은 강대국 미국의 입김으로밖에 볼 수 없다. 뒤이어 계속된 외교관들의 지지 발언들 또한 선진국들 중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은 대한민국을 두고 '뒤쳐져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며 "국제사회를 대표하는 외교관들이 서울시 한복판에서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외교관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개최하면서 한 목소리를 냄으로써, 한국 사회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한 처사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셋째로 "대한민국의 안전을 안일하게 여기고 유독 성소수자들이 보이는 '책임 없는 자유'도 존중하라는 강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모든 권리에는 '책임 있는 자유'가 반드시 필요하다.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르는 것"이라며 "이번 퀴어축제에서 필립 골드버그 대사의 지지발언은 단순히 '개인의 자유'에 대한 것이 아니다. LGBTQ라는 다수의 성 정체성과 동성결혼 문제는 대한민국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미 충분한 합의 없이 설치되는 '성중립 화장실'과 '남성 트랜스젠더에 의한 여성의 안전권 및 프라이버시권 침해' 등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일상은 파괴될 위기에 있다"며 "이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들려오는 와중에도, 주한 미국 대사가 퀴어축제라는 공식 석상에서 지지 입장을 표명한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안일하게 바라보는 처사"라고 개탄했다.
또 "미국대사 골드버그와 퀴어축제 무대에 오른 외교관들은 '개인의 자유'와 '인권'이라는 방패 뒤에 숨지 말라"며 "외교관이라면 그 자리에 걸맞게 행동하라(If you are diplomat, then behave accordingly)"고 주장했다.
청년들은 "책임 없이 우리를 위협하는 자들의 자유와 인권까지 존중하라는 요구에 응하길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계속되는 퀴어축제를 통해 차별금지법이 통과된 후 '피해자'라는 탈을 쓰고 우리를 '가해자'로 몰아세울 미래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한다"며 "최소한의 기준도 없이 요구하는 '획일적 차별 금지'가 아니라, '차이에 따른 존중'을 원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사회의 안전과 질서를 해치는 자유와 인권에 대한 제한은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를 유지시키는 데 필수적인 요건"이라며 "이를 거스르는 퀴어축제에 대한 승인과 차별금지법 제정을 강요하는 외교관들은 닫았던 한쪽 귀를 열고 반대 입장도 들어야 한다. 그것이 외교관으로서 마땅한 본분을 다하는 모습이자, 미국과 대한민국 모두를 지켜내는 길"이라고 권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