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인 권성동 의원이 "북한 '정권'보다, 북한 '인권'이 먼저"라며 "북한인권재단 설립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의회가 할 일"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2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북한인권법이 통과되고도 민주당의 비협조로 인해, 북한인권재단 설립이 5년 이상 늦어지고 있다. 재단 설립을 위해서는 이사회가 구성돼야 한다. 민주당은 추천 이사 명단을 조속히 제출해주시길 바란다"며 이 같이 말했다.
권 의원은 "자유와 인권은 인류 보편의 가치다. 국제사회 연대는 이 가치에 충실해야 한다. 우리 역시 선진국으로서 그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도 했다.
앞서 대통령실 강인선 대변인도 19일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는 아직도 지연이 되고 있는 북한인권재단의 출범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지난 2016년부터 시행된 북한인권법은 제10조 1항에서 "정부는 북한인권 실태를 조사하고 남북인권대화와 인도적 지원 등 북한인권증진과 관련된 연구와 정책개발 등을 수행하기 위하여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제12조에 따르면, 북한인권재단 이사는 12명 이내로 구성되는데 통일부 장관이 2명을 추천하고, 나머지 이사는 국회의 여야 교섭단체가 2분의 1씩 동수로 추천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2월 재단 이사 5명을 단독 추천하기도 했었다.
통일부가 지난 12일, '탈북선원 강제북송 사건' 당시 판문점에서 선원 2명이 송환되는 과정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통일부 제공
한편, 권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최근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권 의원은 "2020년 9월 대한민국 공무원이 서해 바다에서 공무를 수행하다가 북한군의 총격으로 숨졌다. 북한군은 이러한 만행도 모자라 시신을 불태웠다"며 "당시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국민이 죽어가는 6시간 동안 구조지시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가가 앞장서서 '월북몰이'를 했다. 심지어 '도박빚'을 운운하며 고인과 유족을 모욕했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는 사건 당시 기록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봉인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유족의 정보공개청구를 거부하고 소송으로 맞섰다"며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최소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은 해야 한다"고 했다.
또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역시 충격적"이라며 "탈북어민이 살인자라는 북한의 일방적 주장을, 제대로 된 검증 한 번 없이 사실로 공인했다"고 했다.
권 의원은 "2016년 태영호 주영국 북한 공사가 탈북했을 때에도, 북한은 범죄자 낙인찍으며 탈북의 의미를 축소하려 했다"며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주장을 믿지 않았다. 강제북송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대한민국 국회에 태영호 의원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해수부 공무원이 월북자가 아니라는 유족의 입장은 무시하고, 탈북어민이 살인자라는 북한의 주장을 맹신했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거짓과 진실을 뒤바꿨다"며 "무엇을 숨기려고 이렇게 했나? 북한의 잔혹함인가, 아니면 문재인 정부의 무능함인가. 그것도 아니면 둘 다인가"라고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