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2~17일 신청했지만 16일 하루만 허용
그러나 주말에 퀴어퍼레이드 열 수 있게 돼
"또 다시 많은 서울시민 반대 목소리 묵살"
서울시가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서울광장 개최를 사실상 허용했다.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이하 시민위)는 15일 회의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의 서울광장 사용 신청 건에 대해 수정가결했다. 조직위는 광장 사용 기간을 7월 12~17일로 해 신청했는데, 이를 7월 16일 하루로 줄인 것이다. 다만 실제 사용 기간은 7월 15일 오후부터로 했다. 무대 설치 등 행사 준비 시간을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또 시민위는 신체과다노출과 청소년보호법상 금지된 유해 음란물 판매·전시를 안 하는 조건도 달았다고 한다.
시민위가 이 같이 결정함에 따라 서울시가 이를 조직위 측에 통지할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 사용 기간은 대폭 줄었지만 퀴어축제의 메인 행사 중 하나인 서울퀴어퍼레이드가 토요일인 7월 16일 서울광장에서 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울시가 사실상 허용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직위도 앞서 "서울퀴어퍼레이드의 7월 16일 서울광장 개최를 위해 지난 4월 13일 서울광장 사용신고를 진행했다"고 밝혔었다.
실제 서울광장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처음 열렸던 지난 2015년 이후 지금까지 대중에 인식된 행사는 하루 동안 열렸던 퍼레이드였다.
이와 관련해 주요셉 목사(서울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 준비위원회 대변인)는 "서울시가 또 다시 많은 서울시민의 반대 목소리를 묵살하고 서울광장을 동성애퀴어축제 난장으로 사용하도록 허락했다"며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주 목사는 특히 "6일 동안 사용하겠다고 한 걸 하루만 허용해 주면서 마치 많은 제한을 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어차피 대중에 각인되는 건 퀴어퍼레이드가 열리는 하루"라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서울광장에서 열렸지만 2020년과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이전처럼 서울광장에서 열리지 못하고 온라인 중심으로 개최됐다.
한편, 서울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는 이날 아침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가 퀴어축제 측의 서울광장 사용 신청을 불허할 것을 촉구했다.
준비위는 "동성애퀴어축제는 개최될 때마다, 동성성행위가 성윤리 위반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국민들의 찬반의 가치관이 격돌하는 사안"이라며 "수많은 국민들이 보는 공공 광장에서 노골적으로 과도한 신체를 노출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사실상 퀴어축제의 서울광장 개최를 허용함에 따라 '맞불 집회' 격인 서울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도 준비위에 의해 구체적으로 준비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