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앨라배마주가 미성년자에 대한 성전환 치료와 성중립 화장실 이용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두 법안을 통과시켰다.
크리스천헤드라인에 따르면,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주지사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성년자에 대한 성전환 치료를 금지하고 화장실과 탈의실을 생물학적 성별로 구분하도록 한 법안에 서명했다. 이들 법안의 목적은 주 전역에서 어린이를 보호하고 상식을 증진하기 위함이다.
법안 SB184는 의사들이 어린이를 상대로 사춘기 차단제와 호르몬을 처방하고 성전환 수술을 하는 것을 범죄로 규정한다. 미성년자에게 금지된 수술로는 거세, 정관 절제술 및 자궁 적출술 등이 포함된다.
두 번째 법안인 HB322는 공립학교에서 화장실, 탈의실 및 샤워실을 생물학적 성별로 구분하도록 요구한다.
앨라배마주의회는 “미성년자에게 호르몬 차단제를 처방하는 것은 골밀도 감소 등 수많은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미증명의 과학’”이라고 비판했다.
아이비 주지사는 성명에서 “아이들은 인생을 바꾸는 결정을 내릴 만큼 충분히 성숙하지 않다”며 “우리는 아이들이 삶의 취약한 단계에 있을 때, 생명을 바꿀 수 있는 급진적인 약물과 수술로부터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특히 오늘날의 사회적 압력과 현대 문화로 우리 젊은이들이 직면한 매우 현실적인 도전들이 있다”며 “주님께서 당신을 소년으로 지으셨다면 당신은 소년이고, 당신을 소녀로 지으셨다면 당신은 소녀라고 굳게 믿는다”고 했다.
한편 미국 플로리다주가 학교에서 동성애 관련 교육을 금지하는 법을 도입한 이후, 여러 다른 주에 비슷한 움직임이 확산 중이다.
미 공영 라디오 NPR에 따르면, 플로리다주가 학교 내 동성애 교육 금지법을 제정한 데 이어 앨라배마·오하이오·루이지애나·텍사스주 등을 비롯한 최소 12개 주가 비슷한 법안을 제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법안의 구체적 내용은 주마다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학교에서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을 주제로 한 커리큘럼을 사용하거나 이를 토론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학교 커리큘럼을 개정해 성 정체성이 아닌 생물학적 성에 관한 내용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했고, 아이오와주에선 성 정체성 관련 교육을 할 때는 반드시 부모의 서면 동의를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또 미주리·인디애나·켄터키주에서는 공립학교에서 성·성적 다양성에 대한 교육을 금지하고, 오클라호마주에선 학교 도서관에 성이나 성적 활동에 초점을 맞춘 서적을 두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그레그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최근 주의회 다음 회기 때 비슷한 법안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