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침례회(SBC)가 최근 내슈빌에서 열린 연차 총회에서 인종적 화해를 위해 특정한 이론이 아닌 성경을 재확인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대의원들이 이번에 SBC 결의위원회가 제시한 10개 결의안 중 2호를 확고히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이 결의안은 성경이 인종 간 화해에 대한 해답을 충분히 제시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인종차별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서로 다른 인종이나 집단에서 인간의 궁극적 정체성을 발견하는 어떠한 이론이나 세계관도 거부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SBC가 1995년 채택한 인종 화해에 대한 결의안을 재확인할 것을 요청했다.
남침례회는 2019년 열린 총회에서 ‘비판적 인종 이론’(critical race theory)이 사회에서 인종이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설명하는 유용한 분석 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비판적 인종 이론과 교차성’에 관한 결의안 9호를 채택했다.
그러나 SBC 내 복음주의 진영에서는 이 이론이 복음을 희석시키며 마르크스주의를 선전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자 교단 내 흑인교회 지도자들 중 일부는 이 결의안 9호가 철회될 경우 교단을 탈퇴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흑인교회 지도자이자 노스라스베가스침례교회 담임인 케빈 애퍼슨 목사는 이번 결의안 2호가 비판적 인종 이론을 다룰 용기가 없었다며 “불충분하고 모호하며, 흐릿하고 불확실하며, 애매하다”고 비판했다.
애퍼슨은 “2년 전, 우리는 비판적 인종 이론을 교육 도구로 승인했으며, 이제 우리는 그 이름으로 그것(인종 문제)을 다뤄야 하지만 이 결의안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지역 학교 시스템, 주지사들, 주립학교들은 그것을 비판적 인종 이론이라 부른다. 만일 우리가 스컹크를 스컹크라 부를 용기가 없다면, 아무 말도 하지 말자”고 지적했다.
이처럼 비판이 제기되자, 제임스 메리트 SBC 결의위원회 위원장은 교단이 이 이론을 두고 싸우는 데 사용하는 것보다 시간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총대의원들에게 “(이 문제를) 그냥 탁자 위에 올려 두자.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아내야 할 때”라며 “나는 이것을 직설적이고 분명히 말할 것이다. 일부 사람들이 비판적 인종 이론만큼 복음에 대해 열정적이었다면, 우리는 내일 이 세상을 설득시켜 그리스도께로 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트는 “인류는 단 하나의 종족이며,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며 “나는 인종 화해에 대해 많은 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단지 사람을 화해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사람들을 화해시키는 사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성경에서 비판적 인종 이론을 찾지 못했다. 글쎄, 정정한다. 나는 그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승리로 돌아오심을 상징한다”며 “우리는 선택권이 있다. 우리는 2019년 결의위원회가 아니라 2021년 결의위원회이다. 우리는 어떤 것도 단지 하나의 이론에만 국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