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인들이 반대해 온 조 바이든 대통령의 프랑스 노트르담대학교 2021년 졸업식 연설이 무산됐다.
약 4,500명의 노트르담 공동체 회원들을 비롯한 가톨릭 교인들은 최근 노트르담대학교 존 젠킨스 총장 앞으로 탄원서를 보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졸업 연설자로 초대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러한 가운데 백악관 관계자는 가톨릭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78세로 노령인 바이든 대통령이 스케줄 때문에 해당 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이다.
바이든 부통령의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1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2017년 취임 첫 해에 노트르담 졸업식 연설자로 나섰다.
CP에 따르면, 졸업생들은 이 대학의 재정 담당인 지미 던(Jimmy Dunne) 이사에게 졸업 연설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원서에서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은 낙태, 결혼, 성별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거부하고, 종교 자유에 적대적"이라며 "그는 역사상 가장 친중립적이고 반종교적인 공공정책 프로그램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의 졸업식 연설을 반대하는 여론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보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더욱 강력하다"고 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낙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이미 취한 조치와 공약들은, 중절 수술과 낙태 단체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을 통해 국내외에서 수많은 무고한 태아를 살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톨릭행동연맹의 C .J. 도일 전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노트르담에서 학위를 받을 때에도 전례 없는 반대가 있었고, 실제로 노트르담 총장인 젠킨스 신부는 이후 워싱턴DC에서 진행된 낙태 반대 시위인 '생명의 행진'에 동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노트르담 졸업식은 과거에도 정치인들의 참여와 관련된 시위로 주목을 받아 왔다. 2017년에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인디애나주지사 시절 추진했던 정책에 반발해, 일부 졸업반 학생들이 행사장에서 퇴장하기도 했다.
2009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설은 낙태와 배우 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하는 그의 입장을 우려하는 이들에게서 반발을 샀다. 당시에도 5만 4천 명 이상이 노트르담대학에 연설 초청을 취소해 달라는 온라인 탄원서를 지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관계자들의 입장은 확고했다.
가톨릭교회는 낙태가 도덕적으로 심각한 죄임을 가르치고 있으며, 바이든의 낙태 지지 정책은 여전히 생명 윤리에 대한 가톨릭의 가르침과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다.
바이든은 1월 취임 직후, 낙태 권리를 최초로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성문화할 것을 약속했으며, 해외 낙태 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시킨 '멕시코시티 정책'을 철회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