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만 꿋꿋하게 버티며 사는 사람들에게
가슴 뭉클한 격려와 따뜻한 위로 주는 영화

영화 <미나리> 중 한 장면.
영화 <미나리> 중 한 장면.

4월 26일 배우 윤여정 씨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으로 영화 <미나리>까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기독교계는 영화 <미나리>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문화선교연구원 객원연구원 김지혜 목사는 영화 <미나리>를 "구원과 희망에 관한 이야기"로 평가했다.

김 목사는 "돈이 그어놓은 선을 넘었던 가족은 결국 참혹한 결말을 맞는다"며 "지난해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기생충>도 그랬는데, <미나리> 역시 돈 때문에 울던 한 가족의 이야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독립영화 문법에 익숙지 않은 분이 <기생충> 같은 스릴을 기대하고 <미나리>를 보러 영화관을 찾았다간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며 "그 점에서 영화 <미나리>는 향이 강해 호불호가 갈리는 진짜 '미나리' 같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또 "생명력이 강해 어디서든 뿌리내리고 잘 자랄뿐더러 오염된 물을 정화시키고 건강에도 좋은 미나리마냥, 요즘 같이 모두가 힘든 때 꿋꿋하게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슴 뭉클한 격려와 따뜻한 위로를 안겨주는 아름다운 영화"라고 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종교에 대해 "미국 남부 아칸소는 보수 기독교 신앙 색채가 강한 지역"이라며 "기댈 데 없이 외로운 타향살이에 한인들은 대개 교회를 찾기 마련이지만, 1970-80년대 한인 사회가 성장하면서 함께 커진 한인교회에서 갖가지 문제를 겪으면서 그곳을 떠난 사람들이 오히려 아칸소에 있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정통 미국 교회와 교차해 등장하는 은사주의적 신앙인 폴(윌 패튼)의 모습은 규정하기 어려우나, 백인 교인들만의 식탁과 가장 먼저 제이콥·모니카 가족을 환대하고 마침내 친구가 되어 둘러앉아 함께 음식을 먹었던 폴과의 식탁은 분명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우리를 진흙탕 같은 절망에서 구해줄 것이라 여기기 쉬운 것들이 많지만, 그간 일군 모든 것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라도 희망은 가장 평범하고 미천한 것, 그래서 종종 무심하기 쉬운 것에서 싹이 튼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