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메르켈 총리 “플랫폼 운영 원칙보다 법이 우선”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소셜미디어가 검열 “나쁜 신호
프랑스 EU 사무차관 “CEO 아닌 시민이 결정할 문제”
유럽 연합 지도자들과 멕시코 대통령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정을 정지한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조치에 대해 노골적인 검열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고 블룸버그 통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이 12일 보도했다.
지난 6일 의사당 폭동 사태가 발생하자,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인 마크 주커버그는 다음날 성명을 통해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위해 트럼프의 계정을 임기 종료까지 무기한 차단한다고 발표했다.
다음날 8일에 트위터도 “추가적인 폭력 선동 위험성을 고려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영구적으로 정지한다”고 통보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1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위터의 트럼프 계정 중단에 대해 “문제적(problematic)”이라 본다고 말했다. 대변인을 통해 그는 언론 자유에 관한 규정은 민간 기술 기업이 아닌, 입법자들이 제정해야 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스테펜 세이버트 총리 대변인은 “이 기본적인 권리는 법률과 입법자들이 정의한 틀 안에서 개입될 순 있지만, 소셜 미디어 플랫폼 경영진의 결정에 따라야 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총리는 이런 관점에서 미국 대통령의 계정이 영구히 차단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재량은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클레멘트 보네 프랑스 유럽연합(EU) 사무총리는 소셜미디어의 대통령 계정 중단 조치를 보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보네 총리는 불룸버그 TV를 통해 “이것은 CEO가 아닌 시민들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며 나는 그것이 전적으로 개인 소유(Private hands)에 달려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개인 소유만으로 되어선 안 되는 일”이라 전했다.
더불어 그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공공 규제 틀’을 가져야 한다는 데에 동의하지만, 그것(대통령 계정 중단)은 시민과 입법부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콘텐츠를 규제할 책임은 국가에 있다고 강조했다.
르메르는 “디지털 거대 기업의 규제는 디지털 과두제(digital oligarchy)로는 이뤄질 수 없다”며 빅테크(거대기술기업)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중 하나”라고 했다.
한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 멕시코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가 대통령을 검열할 수 있는 힘을 가진다는 것은 “나쁜 신호(bad sign)”라고 지적했다.
오브라도 대통령은 6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누군가가 검열되거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릴 권리를 빼앗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그런 조치에 동의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여론을 관리하기 위한 종교재판(Inquisition)과 같은 검열 법정(court of censorship)과도 같다”며 “정말 심각한 일”이라 경고했다.
호주 총리 대행인 마이클 매코맥은 ‘시드니 모닝헤럴드’를 통해 트럼프를 막는 것은 검열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위터가 호주 군인이 아프간 어린이를 참수하는 장면의 가짜 사진은 왜 지우지 못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매코맥은 트위터 측에 “누가 아직 미국 대통령인지에 대한 글을 삭제하려면, 그 사진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며 “그 사진은 삭제되지 않았고, 이는 잘못된 일”이라 지적했다.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트위터측은 지난 11월, 이 사실이 보도되자 해당 사진을 “민감한(Sensitive)” 이미지로 표시하도록 조치했다.
한편 트럼프는 12일 텍사스주의 멕시코 국경장벽 방문을 위해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에 오르기 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이 정지된 데 대해 “빅 테크가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 이러한 조치가 다른 국가들도 같은 행동을 하도록 유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