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국제 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북전단금지법’을 승인한 반면, 북한은 여전히 대북방송을 차단하기 위한 전파 방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8일 동북아방송연구회의 박세경 이사장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최악의 경제난 속에서도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전파 방해에 여전히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박 이사장은 북한이 “(대북 선교)방송들에 지속적으로 방해전파를 쏘고 있다”면서 지난해 10월말 주파수를 바꾼 ‘국민통일방송’에 대해서도 “주파수를 따라다니면서 방해전파를 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 이사장은 또 일본의 대북방송 ‘시오가제’가 주파수를 변동한 지 며칠 안에 북한이 또 다시 전파 방해를 개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경제난과 인프라 시설 부족으로 인해 모든 대북 방송에 대해 전파 방해는 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박 이사장은 “우리가 북한 쪽으로, 여러 가지 채널로, 방송을 많이 보내야만 북한 주민들이 방해 전파가 없는 주파수를 선택할 수 있다”면서 “여러 채널로 방송하는게 상당히 유익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에 따르면 북한이 ‘자유아시아방송’을 비롯해, ‘자유북한방송’, ‘북한개혁방송’, ‘광야의 소리’, ‘국민통일방송’ 등의 여러 대북 선교 방송에 대해 계속 방해전파를 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민통일방송(UMG)은 “작년 12월 중순부터 해당 방송이 송출하는 라디오 방송 주파수에 재밍(Jamming)이 감지되고 있다”며 “재밍 발신자는 북한 당국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 뉴스매체인 ‘데일리NK’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4월경, 북한 보위성 10국은 해외에서 20만달러 상당의 전파방해 기기를 중국에서 사 오라는 임무를 받아 지난 7월에 기기를 구입해 설치를 완료했다.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인해 보위성은 중고품을 들여왔고, 이 사실이 적발되자 해당 국장과 책임자 7명이 처형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미국의 북한정보기술 웹사이트인 ‘노스코리아테크’ 운영자인 마틴 윌리엄스 편집장은 북한이 송출기 부족으로 인해 “우선순위를 정해 필요한 방송들에 먼저 방해전파를 집중적으로 보내고, 다른 곳들도 가능하면 추가하는 식”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심각한 경제난에도 전파 방해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가 “실제로 북한 주민들이 방송들을 청취하고 있으며, 북한 정부가 이를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4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외국 라디오 방송 청취, 녹음 및 유포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반동 사상문화배격법’을 채택한 바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지난달 14일 ‘더불어민주당’의 주도 하에 국회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을 통과시켰고, 곧바로 문재인 대통령의 승인을 거쳐 29일 공포됐다.
이로 인해 올해 3월 30일부터 접경 지역에서의 대북전단 배포나 확성기 방송은 전면 금지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