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미국 뉴욕 맨하탄의 ‘세인트 존(St. John the Divine)’ 성당 앞에서 크리스마스 캐롤을 합창하는 공연이 끝나고 한 남성이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크리스천 포스트,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용의자는 출동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으며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신원 확인 결과, 용의자는 1990년 2급 살인에 대한 유죄 판결 등의 다수의 범죄 전과를 가진 52세 남성으로 밝혀졌다.
더멧 시아(Dermot F. She) 뉴욕 경찰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오늘날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아 국장은 용의자의 가방에서 두 개의 반자동 총기를 비롯한 휘발유, 철사, 밧줄, 여러 개의 칼, 테이프, 성경책이 발견됐으며, 소지품들로 보아 “악의적인 의도(ill intentions)”가 분명했다고 덧붙였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마스크를 쓴 용의자는 크리스마스 캐롤 공연이 끝날 무렵에 공중을 향해 총을 발사했고, 순식간에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한 목격자는 그가 “날 죽여”라고 외친 후에 경찰의 총에 맞았다고 전했다.
당시 목격자인 나린 사르샨(Narine Sargsyan)은 타임즈(Times)와의 인터뷰에서 “총을 쏜 그는 많은 사람들을 죽일 수도 있었다. 수 백명의 사람들이 여기에 있었는데 그는 적어도 20번은 총을 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무도 몰라 당황했다. 그들은 거리를 뛰어 다니며 할 수 있는 모든 곳에 숨었고 몇몇 아이들은 화장실에 숨었다”고 전했다.
당시 행사장에는 앤드류 M. L. 디엣슈(Andrew M.L. Dietsche) 뉴욕 성공회 주교와 클리프턴 다니엘(Clifton Daniel) 성 요한 대성당의 학장을 비롯한 많은 성공회 지도자들이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세인트 존 성당은 페이스북을 통해 “노래와 단합이 절실한 오후에 뉴욕시를 위한 합창단의 선물이 충격적인 폭력 행위로 중단되었다는 것이 끔찍하다”면서 “우리는 다가오는 연휴 기간에 기도와 묵상, 축하를 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될 것이다. 우리의 초동대원요원(first responders) 분들께 감사하고, 이 사건의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