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창작복음성가제 은상을 수상하며 ‘섬김’, ‘십자가’, ‘하늘을 봐’, ‘사명자’를 비롯해 많은 곡으로 사랑받은 강찬 씨. 그가 11월 18일 6집 정규앨범으로 돌아온다. 강찬 목사는 최근 애틀랜타를 방문해 십자가 사랑과 그 은혜를 을 진하게 남겼다.
“십자가의 마음으로 섬김의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사명자입니다.” 최근 인천 송도에서 만난 강찬 씨는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에서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섬기는 삶 역시 중요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먼저 섬겨주신 것”을 의지적으로 기억하기 위함이다. 그는 “십자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가 있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낮아지고 섬김의 삶을 살게 된다”고 말했다.
“부족하지만 말씀처럼 살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강찬 씨. “목사만 사명자가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 모든 사람이 사명자”라며 “섬김의 삶을 살기 위한 첫 단추는 십자가를 아는 것, 십자가의 마음으로 섬김을 삶을 살고자 해야 한다”고 했다.
-데뷔한 지 어느덧 18주년이 되셨네요.
“2002년도 4월에 데뷔하고 15주년 콘서트를 한 것이 아직도 엊그제 같아요. 초창기 때는 불안하고 걱정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지금은 제가 뭔가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 자리를 만들어주셨으니 하루하루 주어진 사역을 열심히 하자는 것이 목표가 됐어요.”
-지난해에는 목사 안수를 받으셨죠.
“어떤 분의 권유로 받게 되었습니다. 그 분이 ‘어딘가에서 세례와 축복을 기다리는 한 사람을 위해 목사 안수를 받아 놓으라'며 '자격 조건이 돼서 목사가 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한 사람을 위해 목사 안수를 받으라'는 말에 감동이 돼서 목사 안수를 받게 됐습니다.
목사가 된 후 전도사 때보다 더 뜨겁게 메시지를 전하고 더 뜨겁게 찬양하게 된 것 같아요. 가슴이 훨씬 뜨거워졌어요. 일반적으로 목사 안수를 받았다고 하면 목회적 관점에서 생각하게 되는데, 저는 그저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아버지께서도 목사라고 들었습니다. 목회자 자녀로서 겪는 어려움이 있나요?
“저희 부모님은 다른 선교단체나 교회에서 훈련받도록 허락을 안 하셨었는데요. 아버지와 어머니보다는 목사님 사모님으로 보여서 힘든 점이 있었어요. 또 목회자 자녀다보니 스스로 절제해야 하고 무언가 일을 맡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고요. 때로는 구속당하는 것 같기도 했지요. 자녀를 목회의 동역자나 조력자로 사용하려 하면 쉽게 지치게 되는 것 같아요.
목회자 자녀이기 전에 하나님의 자녀로 은혜받을 수 있는 곳에 보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녀가 다른 곳에서라도 은혜를 받고 십자가 사랑을 경험하면, 오히려 다시 부모님 사역을 이해하고 동역자가 될 수 있거든요. 자녀를 핸들링하려 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자녀를 핸들링하는 시간을 만들어주면 좋겠어요.”
-같은 목회자 자녀에게는 어떤 말을 전할 수 있을까요.
“식상한 멘트일 수 있지만, 목회자 자녀는 특별한 은혜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부모님 사역에 대한 대가를 하나님께서 간과하지 않으시고 축복하시는 것 같아요. 지금은 보이지 않고, 와닿지 않고 힘들 수 있지만, 신앙을 잘 지키고 있으면 축복의 자녀란 것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오랜만에 정규 앨범을 준비하고 계시죠?
“6년 만에 6집 앨범을 내요. 원래는 2년마다 음반을 내려고 했는데 워낙 사역이 많다 보니까 시작을 못 했어요. 올해는 새 음반을 만들고자 결심하게 됐는데, 호주에서 제 팬이라는 분이 ‘6집 기대한다’면서 100불을 지원해주셨습니다. 음반을 만들려는 동기가 더 생겼죠. 핸드폰에 제가 받은 묵상과 여러 가사를 정리해두곤 하는데, 그걸 꺼내서 여러 작곡자분들에게 멜로디를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의외로 곡이 빨리 모였어요.
제가 기존의 음반은 무대에서 혼자 부르고 고백하는 찬양이 많았는데요. 늘 혼자만 부르니 함께 부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예배곡, 회중찬양 곡으로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들도 많이 들었고요. 그래서 이번 음반은 교회 안에서 같이 찬양하려는 생각을 갖고 준비하게 됐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회중을 고려한 음역대를 정하고, 처음 들어도 어렵지 않게 듣고 부를 수 있는, 또 잘 기억될 수 있는 찬양들을 준비했어요. 물론 다양한 악기를 사용해 화려하기도 하지만, 기타 하나와 피아노 하나만으로도 연주할 수 있는 곡 위주로 선곡을 하게 되었어요.”
-앨범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늘 빼놓을 수 없는 메시지가 복음입니다. 주님의 십자가의 눈물과 아픔이 내 눈물과 아픔이 되고 예수님이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것을 받아들이는 건데, 내 삶과 가슴에 반응이 없다면 그 복음은 내 복음이 아닌 거죠. 이것이 주된 메시지고 저의 만족은 오직 예수라는, 예수가 유일한 길이라는 메시지가 많습니다.
이번에 ‘나누고 비우고 섬기고 사랑하는’이라는 곡이 수록되는데요, 십자가에 대한 열정과 나를 비워서 섬기고 사랑하게 되는, 삶의 열매로 복음이 드러난다는 곡인데, 제가 쓴 곡은 아닙니다. 약 15년 전에 강원도 속초에서 알게 된 목사님을 오랜만에 만나게 됐는데, 피아노를 치고 곡을 만드는 신학생 아들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곡을 듣고 코멘트를 좀 해달라고 하셨는데 곡이 너무 깨끗하고 메시지가 좋았어요. 그래서 조율을 좀 해서 이번 음반에 넣게 됐습니다.
또 염평안 작곡가님께도 곡을 부탁드렸는데, 제가 생각한 가사와 비슷한 메시지의 곡을 이미 쓰고 계셨어요. 10년 전에 저를 생각하면서 쓴 곡이라고요. 예수님에게 채찍질하고 골고다 언덕까지 끌고 가고 십자가에 매달고 내기하는 모습이, 그 시대 로마 군인의 모습일뿐 아니라 메마른 우리 현대 기독교인의 모습이라고 지적하는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의 책을 읽고 가사를 썼다고 하시더라고요.
돌아보니 제가 10년 전에 ‘십자가 능력 있도다’, ‘패션’ 이런 가사의 곡을 많이 썼는데,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영상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서 찬양을 하곤 했어요. 그때 어떤 분들은 ‘왜 잔인하고 끔찍한 영상을 보여주냐’고 화를 내시더라고요. 마음이 안타까웠고 그래서 더 많이 불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성탄절과 고난주간에만 십자가를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1년 365일 십자가 사랑을 매일 경험하고 고백하고 그 십자가 사랑에 반응하고자 말입니다.
이밖에도 11살 난 아들이 제가 사역하는 모습을 오래도록 보면서 제게 멜로디 만들어 달라고 해서 쓴 곡이 있고요. 기존에 작업했던 일천번제 정성원 목사님, 나지혜 사모님, 김주일 작곡가님 등에게 곡을 받았습니다. 총 11곡이 실려요.”
-‘십자가 사랑’을 어떻게 깊이 전할 수 있을까요?
“사람의 생각으로는 불가능하고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가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은혜를 거부하지 않고 반응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 간증을 하자면, 기독교 동아리에 갔다가 ‘믿음의 주요 또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히12:2)는 평소에 듣던 말씀이 마음에 깊이 박혔어요. 주님께서 십자가를 참을 만큼 부끄러움을 견딜 만큼 저를 사랑하셨다는 사실이 믿어지면서 너무 눈물이 났어요.
저 때문에 주님이 그렇게까지 하셨다는 걸 알고 나니, 제가 어떠한 존재인지 알게 됐어요. 이론적으로 믿어야지 해서 믿어진 것도 아니고 제 타이밍이 아니라 하나님의 타이밍에 성령 하나님께서 일하신 것 같아요. 물론 은혜를 받을 수 있는 곳에 많이 노출되어야 하겠죠. 저는 그때 더 이상 하나님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하나님을 드러내며 살고 싶다고 결심했습니다. 전에는 간증이 없는 삶이었는데 찬양 사역을 하고 나니 제 삶이 간증 덩어리가 됐네요.”
-‘그 은혜로’, ‘눈물없이’라는 곡을 선공개하셨지요?
“‘그 은혜로’는 제가 ‘하박국’ 말씀을 보다 은혜를 받아서, 어떤 상황에서도 찬양할 수 있는 것이 은혜이고 감사라는 생각으로 가사를 쓰게 됐어요. 저의 연약함을 아시고 필요를 아시고 채워주시는 주님에 대한 고백. 그리고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는 고린도서의 말씀과 십자가의 은혜로 제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서 그 은혜로 살고 그 은혜를 자랑하고자 했습니다. 발라드 곡인데 무겁지 않게 썼어요.
'눈물 없이'는 지식이 많고 익숙해져서 십자가의 감격을 느끼지 못하고 눈물 없이 살아가지 않게 해달라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찬양 사역은 무대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 아래에서 찬양 한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백한 그대로 살아갈 때 부르는 찬양에 힘이 있고 생명력이 있어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고, 삶을 어떻게 고백할지 묵상을 하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시는지, 또 하나님께서는 내가 어떤 삶을 살기 원하시는지, 그 메시지가 노래로 표현될 때 그 진정성이 누군가를 바꿉니다.”
-마지막으로 못다하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찬양 사역자들을 통해서 은혜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찬양 사역자를 아웃사이드 취급하고 세상 연예인을 문화사역자로 부르는 경향이 있는데요. 찬양 집회는 어떤 이벤트가 아니라 영적으로 불을 지피는 시간이거든요.
또 다음세대가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기독교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세상 문화로 사니까 교회를 떠나는 것 같아요. 다음세대가 세상 문화보다 기독교 문화를 즐기게 하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바 아니겠어요? 지금은 한쪽으로 치우친 게 있는데, 기독교 문화라는 것에는 예배를 위한 회중 음악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가 있거든요. 기독교 문화가 다양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