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목소리 듣는 등 소통하셔야
대통령, '동성혼은 요원하다' 말해
이해 못받는 것에 답답해 하는 듯"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7대 종단 지도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정부에선 2017년 12월과 지난 2월에 이어 세 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3일 기독교 주요 교단장만을 따로 초청해 오찬을 갖기도 했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오찬에는 기독교에서 김성복 한국교회총연합회 공동대표(예장 고신 직전 총회장)와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가 참석했다. 이밖에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스님, 김희중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김영근 성균관장, 송범두 천도교 교령이 함께했다. 박우균 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은 건강 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고 청와대는 덧붙였다.
지난 7월에도 문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했던 김성복 목사는 "대통령이 모두 발언에서 종교 지도자들에게 국민통합을 당부했다"며 "이에 '종교 지도자들이 국민통합에 힘쓰는 건 당연하지만, 한계가 있다. 먼저 정부와 대통령이 국민통합에 앞장서는 노력을 보여주셔야 한다'고 답했다"고 했다.
김 목사는 "'반대의 목소리도 들으려 하고 야당 지도자를 초청해 이야기도 들었으면 좋겠다. 기자회견도 해서 국민과의 소통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도 전했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또 "'이번 정부 출범 당시 적폐 청산에 대해 국민들이 공감한 바가 있었다. 그런데 현 정부도 (전 정부와) 똑같은 일들을 하는 걸 보면서 국민들이 배신감과 불안감을 느낀다. 이것들을 해소하면 좋겠다' 이런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은 지지하는 사람들의 대통령만이 아니라 반대하는 사람 등 모든 국민들의 대통령이다. 국민들을 아우를 수 있는 그런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기에 대통령도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종교 지도자들이 그런 부분에 좀 더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하셨다"고 했다. 아울러 김 목사는 '안보 불안'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고 한다.
특히 "동성애에 대해 기독교인들이 아주 걱정하고 있다"는 말도 전했다는 김 목사는 "여기에 문 대통령은 '동성혼은 이 정부에서나 우리나라에서 이뤄지기가 상당히 요원하고 잘 될 것도 아닌데, 기독교가 너무 민감한 것 같다'며 '성소수자라고 교회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 안 된다'는 정도의 말씀을 하셨다"며 "이에 '당장 그 문제 뿐 아니라 설교에 제약이 오는 것에 대한 염려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오찬을 가진 소감에 대해 김 목사는 "특별히 (한반도의) 평화 무드 조성, '전쟁은 어떻게든, 대가를 치르더라도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대통령의 강한 소회를 전달받은 것 같다"며 "또 하나는 나름대로 대통령과 정부의 뜻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대통령의) 답답함도 느꼈다"고 했다.
한편, 청와에 따르면 이날 오찬에서 문 대통령은 "국민통합과 협치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크게 진척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검찰 개혁이나 공수처 설치 등 개혁을 위해 필요한 조치로 국민들의 공감을 모았던 사안들도 정치적인 공방이 이뤄지면서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대통령은 "한편으로 국민들 사이에 공정에 대한 요구가 아주 높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며 "불법적인 반칙이나 특권뿐만 아니라 합법적인 제도 속에 내재되어 있는 불공정까지 모두 다 해소해 달라는 것이 국민들의 요구였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또 "불공정한 요인을 우리가 찾아내고, 어떻게 고쳐나갈 것인지 건강한 논의들이 이뤄져야 되는데, 정치적인 공방거리만 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우리 국민통합과 화합을 위해 대통령인 저부터, 우리 정치 모두가 노력해야겠지만 종교 지도자들께서 더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