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조세형평국(Board of Equalization) 제3지구 위원에 도전하는 벤 박(Ben Pak) 후보는 “목소리 없는 자들의 목소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인천에서 태어나 부모님과 함께 볼리비아, 칠레를 거쳐 13살에 미국에 이민 온 그는 영어, 스패니시,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며 ‘이민자의 목소리를 대표할 수 있는 미국인’의 모습을 갖고 있다.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한인 클럽을 만들어 활동하면서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UC버클리를 졸업한 후에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사회봉사 경험을 쌓았다. ‘언제나 남을 도와야 한다’는 부모님의 가르침의 영향이 컸다. 그런데 그가 ‘정치’에 입문한 것은 의외로 ‘사업’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양로보건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퍼밋이 발급이 되지 않아 고민하는데 한 친구가 ‘시장을 직접 만나보라’고 조언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시장을 만나 자신의 사업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한 후, 한 달 만에 퍼밋을 받게 된다. 그는 그때 정치가 우리 일상 생활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깨닫게 됐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정치를 몰라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도 알게 됐다.
첫 번째 정치 경험은 케빈 드 레온 주상원의원의 보좌관이었다. 그가 상원의장이 되면서 박 후보의 역할도 커졌다. 영어와 스패니시에 능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라티노 커뮤니티와 주류 정치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많이 하게 됐다. 현재 라티노 커뮤니티가 조세형평국의 ‘유일한 아시안’ 후보인 그를 강력히 지지하는 이유다.
조세형평국은 연간 530억 달러의 세금을 다루는 중요한 기관이다. 자영업을 많이 하는 한인들에겐 직결된 정부 기관이다. 박 후보는 “저는 정치적 경험을 충실히 쌓아왔을 뿐 아니라 직접 사업을 운영해 봤다는 점에서 조세형평국 위원직을 감당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또 그는 한인들에게 “한인은 이민 역사가 오래 되었지만 정치력 신장에 갈 길이 멀다. 우리의 다음 세대를 위해서 저에게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예비 선거는 6월 5일에 치러진다. 제3지구는 LA를 중심으로 벤츄라, 웨스트코비나, 놀웍까지 포함하고 있는 넓은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