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군 할랄 도축장 건립 사업이 반대 여론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의 사업 지원 취소 결정으로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가와 도, 군, 자부담 등 총 112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던 이 사업은 지난 10일, 농식품부가 부여군에 할랄 도축장 허가 신청 업체를 평가한 결과 부적격하여 사업을 취소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 더 이상 추진이 어려워진 상태다.
부여군청의 한 관계자는 13일 전화통화를 통해 "농식품부로부터 10일 할랄 도축장 사업 취소 공문을 받았다"며 "평가 결과가 부적격으로 나왔고, 군과 도에서도 반대 민원이 다수 발생한 것이 이유"라고 밝혔다.
그동안 지역 시민단체와 부여군기독교연합회 등은 군민 공감대 형성 부족, 세계유산도시 이미지 실추 우려 등을 이유로 할랄 도축장 설치 및 지원을 반대해 왔다. 이들은 지난 8월 8일 부여군의회와 간담회를 통해 반대 의사를 전달했고, 부여군의회 역시 군민이 반대하는 할랄 도축장 설치 및 지원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할랄 도축장 설치 사업을 신청한 T업체는 정부 지원을 받지 않더라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러나 할랄 도축장 허가는 충청남도 도지사의 권한이다.
할랄 도축장 건립 반대운동에 참여해 온 한 관계자는 "할랄 도축장 건설 신청 업체의 재정 건전성이 일반적으로 볼 때, 사업을 진행하기에 상당히 무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근본적으로는 할랄 단지, 할랄 도축장이 무슬림들의 거주를 지원하는 인프라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유럽처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 위협도 자연스레 높아질 수 있다"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실제 국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6년간 한국에서 테러 모의, 테러자금 모집, 탈레반 연계 마약원료 밀수출 등과 관련된 국제테러조직 연계 및 테러위험인물 74명을 적발해 강제 출국시켰고, 2010년부터 6년간 국제테러조직과 연계되거나 테러위험이 있는 외국인 48명을 적발해 강제 출국시켰다.
지금까지 익산을 비롯하여 대구, 제주도, 강원도 등에서 정부 및 지자체가 추진하던 할랄 사업들도 좁은 내수 시장, 까다로운 할랄 생산 절차와 인증 과정, 낮은 가격 경쟁력, 지역 시민단체와 기독교계의 거센 반대 여론 등을 이유로 취소됐다.
한편, 10월 19일 충남 홍성 충남도청 앞에서는 부여 할랄 도축장 건립 계획 및 충남 인권조례 폐지, 동성혼 및 동성애 입법화 계획 폐지 등을 위한 충남도민대회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