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벌써 3년째다. 그 동안 참가자들의 과한 노출과 노골적인 성(性) 상품 전시로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는데 올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 '그들만의' 축제를, 박원순 서울시장은 매년 주말 시민들의 건전한 여가선용 공간인 서울광장에서 열도록 허락했다.
그 안에는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 부르는 이들도 다수 있었다. 따로 부스를 차리고 참가자들을 맞은 기독교 단체들과 교회도 있었다. 국가 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국가인권위원회가 참가했으며, 3일전 정의당 대표로 선출된 이정미 의원은, 동성애 행위를 처벌하는 군형법 제92조 6항을 개정하고 대만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동성결혼을 합법화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그리고 그 맞은편 서울 대한문 광장에선 '동성애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이하 국민대회)가 동시에 진행됐다. 기독교인들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청역 일대를 가득 메웠다. 이날 내린 많은 양의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양측 사이의 이렇다 할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 많은 경찰들이 현장을 통제했다.
국민대회는 식전행사와 연합예배 및 기도회, 국민대회, 퍼레이드 순서로 진행됐다. 각 순서마다 각 교단 지도자들과 단체의 대표 등이 단에 올라 메시지를 전했다. 대회사 한 김선규 목사(대회장, 예장 합동 총회장)는 "동성애자들은 동성애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다름의 문제라며 인권을 호소하고 있다"며 "그러나 동성애는 옳고 그름의 윤리적 문제로 결코 인권의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김 목사는 "따라서 우리는 인권운동을 가장해 동성애 조장과 확산을 시도하려는 동성애퀴어축제를 국민의 이름으로 적극 반대한다"면서 "서울광장을 국제적인 퀴어축제의 장으로 굳히려는 어떤 시도에도 단호하게 맞서 저지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날 참가자들은 성명을 통해 "서울시민의 건전한 문화와 공익을 위한 서울광장에서 선정적인 공연과 음란물을 전시하게 함으로,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동성애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을 초래한 서울시장과 퀴어축제 측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민대회를 통해 건전한 성윤리와 문화를 창달, 아름다운 결혼과 문화를 보급해 건강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기감 감독회장 전명구 목사는 환영사에서 "창조질서를 깨면서까지 왜곡된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려 하는 퀴어문화축제는 사회·도덕적 기준과 통념에 맞지 않는다"며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모든 걸 허용할 수는 없다. 축제라는 명분을 내세워 거리행진을 하며 동성애를 알리겠다는 것은 국민 다수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예장 대신 총회장 이종승 목사도 "우리가 소리치지 않으면 돌들이 외칠 것"이라며 "동성애는 단순히 기독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름 아닌 우리 후손들의 문제이기에 국민 모두가 힘을 합해 반드시 막아야 하는 것"이라고 외쳤다.
이 밖에도 최기학 목사(준비위원장, 예장 통합 부총회장), 염안섭 원장(수동연세요양병원), 조영길 변호사, 길원평 교수(바른성문화를 위한 국민연합), 김영길 대표(바른군인권연구소), 이용희 교수(바른교육교수연합 대표) 등이 차례로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설교했던 소강석 목사(한국교회동성애대책협의회 대표회장)는 불과 며칠 전 성대 수술을 받아 따로 단에 오르지는 않았으나, 아픈 몸을 이끌고 현장까지 나와 참가자들을 격려하는 투혼을 보이기도 했다.
특별히 올해는 대한문 광장에서 세종로터리, 금호아트홀, 서울경찰청 동문, 정부서울청사 앞, 세종문화회관 앞 세종대로, 세종로터리를 거쳐 다시 대한문 광장으로 돌아오는 퍼레이드를 펼쳤다. 참가자들은 질서 있게 행진하며 동성애의 심각성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이날 국민대회 말고도 서울 곳곳에서 퀴어문화축제와 동성애를 반대하는 다수의 집회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