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참전용사이자 33년간 군에서 복무한 오스카 로드리게스 공군 상사를 상대로 한 공군의 조치를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로드리게스는 지난 4월 캘리포니아의 트레비스 공군 캠프에서 ‘하나님’(God)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연설을 했다는 이유로 강제로 끌려나왔다. 이틀 후 미국인들의 종교 자유를 위한 단체인 ‘퍼스트리버티’(FirstLiberty)는 공군 측에 이들의 조치를 고발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공군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것이다.
퍼스트리버티에서 군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마이크 베리(Mike Berry)는 성명에서 “오늘 조치는 은퇴식에서 종교적인 내용의 연설문이 사용될 수 있다는 것과,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으로 나아가는 긍정적인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3년 공군 상사로 은퇴했던 로드리게스는, 수 년 동안 은퇴식이나 애국 행사에서 연설을 맡아 왔다. 2016년 4월 트레비스 공군 캠프에서 은퇴한 상사 찰스 척 로벗슨은 친구의 은퇴식에 참석했다가 로드리게스의 연설을 듣고 감동을 받아, 자신의 은퇴식에서도 동일한 연설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하나님’을 언급한 로드리게스의 연설을 들은 관계자들은, 그의 은퇴식 참석을 제지하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은퇴식에 참석할 수 있었다.
퍼스트리버티는 “연단에 오른 로드리게스가 말하기 시작하자, 많은 군인들이 물리적으로 그를 끌어내렸다. 이들은 결국 로드리게스를 부대 밖으로 내쫓았다”고 고발했다.
이에 대해 로드리게스는 “표현·종교·언론의 자유를 상장하는 미국 깃발이 펄럭이는 가운데 내가 끌려 나왔다는 것을 상상해 보라. 이는 매우 끔찍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30년 넘게 군인으로 봉사하면서 국가를 위해 많은 희생을 했는데, 단지 연설에 ‘하나님’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이들이 나를 공격하고 은퇴식에서 끄집어낸 것은 전혀 예상 밖의 일”이라고 했다.
미 공군은 최근 성명에서 “공군 개인은 은퇴식에 종교적인 내용이 들어간 연설을 할 수 있다. 은퇴식은 개인적인 성격을 띠기 때문에, 각자의 재량에 따라 자신의 견해를 나타낼 수 있다. 공군은 회원들의 종교적 자유의 경험을 촉진시키고, 개인의 권리에 대한 가치를 가장 높은 곳에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 들은 민주당 메리 랜드리우 상원의원은 “미국의 군인들이 국가를 위해 얼마나 큰 희생을 치르고 있는지 보여 주는 일이다. 공군은 ‘하나님’에 대한 언급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민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면서 “로드리게스 상사에게는 군부대에서 자유롭게 말하고 종교적 표현을 할 수 있는 헌법적 권리가 있다. 군인들이 이 같은 법을 어기고 권력을 남용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