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유일하게 에이즈 요양환자를 돌보던 수동연세요양병원 염안섭 원장이 이를 중단하겠다고 18일 질병관리본부에 통보했다. 염안섭 원장은 질병관리본부가 과거 자신을 공격한 동성애자를 앞세워 수동연세요양병원을 감사하게 하겠다고 나선 데 대해 충격을 받고 이번 조치를 전격 단행했다고 밝혔다. 염 원장은 동성애를 통해 에이즈에 감염된 환자들을 돌보고 있으며 동성애의 위험성에 대한 강연에도 자주 참여해 왔다.
염 원장은 18일 모 에이즈 관련 단체에게서 에이즈 요양환자 감사를 위한 방문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이 단체와 감사팀장의 문제성을 고려해 질병관리본부에서 직접 감사할 것을 요구했으나, 질병관리본부 측은 “직원들이 바빠서 갈 수 없으며, 해당 에이즈 단체에 업무를 위탁했으니 무조건 감사를 받으라”고 했다고 한다.
그가 제기한 문제는 감사팀장으로 통보된 이가 수동연세요양병원을 악성 민원으로 괴롭히던 동성애자였다는 점이다. 그간 동성애 에이즈 단체들의 갖은 민원 제기로 염 원장 개인과 병원이 어려움을 겪어야 했기 때문.
이들 단체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에이즈 환자들을 돌봐 주던 수동연세요양병원을 없애고, '국립에이즈요양병원'을 건립해 자신들을 직원으로 채용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고 한다.
염안섭 원장은 "그동안 동성애자들과 HIV감염인, 동성애 지지자들에게서 많은 괴롭힘을 당해 왔는데, 이번 감사팀 명단을 보고 과거의 충격이 되살아났다"며 "질병관리본부의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염 원장은 "피해자를 배려하지 않는 질병관리본부의 이 조치는, 인권 감수성이 낙제인 현실을 보여 준다"며 "선한 의도를 갖고 에이즈 환자를 돌보던 의료인이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것을 보호하지도 못할 뿐더러, 오히려 가해자에게 힘을 실어 주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순수한 동기로 에이즈 환자들을 돌보던 의료진이, 질병관리본부의 이 같은 처사에 의해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작년 12월 전국 요양병원들이 에이즈 요양환자를 강제로 받도록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이 경우 많은 문제점이 있으나, 그 중 하나가 민간 요양병원들이 동성애 에이즈 단체들의 악성 민원에 의해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시행규칙의 원상복구를 요구하고 있다. 협회 TF팀장은 피해를 경험한 염 원장이 맡고 있다.
염안섭 원장은 "전국 23개 국·공립병원에 5천여 개의 병상이 있어, 연간 100여 명 미만인 에이즈 요양환자들의 수용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민간 요양병원들에 에이즈 환자의 수용을 강제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한다.
한 시민단체는 이에 "염 원장이 이러한 활동을 하니, 질병관리본부가 고의적으로 염 원장을 괴롭혔던 이에게 감사를 맡긴 것 아니냐"며 "질병관리본부가 선한 의도를 가진 의료진을 보호하지 못하고 의료 현장을 떠나게 한다면, 정부의 보건정책을 어떻게 신뢰하겠느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