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각각 다른 가정에 입양되면서 헤어졌던 자매가 30여 년 후 우연히 같은 대학에서 강의를 듣다가 극적으로 상봉한, 소설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일이 실제로 일어나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소설가가 되려고 강의를 듣다 소설 같은 상봉을 하게 됐다. 그들의 인생 자체가 소설이 됐다.
16일 뉴욕타임스(NYT)와 ABC 방송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리지 베일버드(Lizzie Valverde·35)와 케이티 올슨(Katy Olson·34)이 지난 2013년 컬럼비아 대학의 작문 강의에서 서로 상봉하는 극적인 일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생모인 플로리다 주의 레슬리 파커(Leslie Parker·54)는 1980년대 초 10대 때 이들을 출산하자, 자신이 키울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입양을 추진했다.
이에 베일버드는 뉴저지 주의 가정에, 올슨은 플로리다 주의 가정에 각각 입양됐다. 베일버드는 뉴저지 주에서 자랐고, 올슨은 플로리다 주와 아이오와 주에서 성장했다.
이들은 성인이 된 후 뉴욕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둘 다 30대가 되어서야 컬럼비아대 인문학부에 등록했다.
약 2년 반 전인 2013년 첫 작문 강의에서 수강생들이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던 게 자매를 이어주는 끈이 됐다.
언니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동생 올슨은 베일버드의 신상이 자신이 알고 있었던 언니에 대한 정보와 많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업 후 먼저 베일버드에게 다가가 "우리가 자매인 것 같다"고 말을 걸었다. 그리고 베일버드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다.
베일버드는 자신의 동생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올슨이 자신의 동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슨이 "내 생각에 내가 아마도 동생인 것 같다"고 말했고, 특히 올슨이 "플로리다 탬파의 레슬리라는 엄마에게서 자라다 입양되지 않았냐?"고 물었을 때 베일버드는 올슨이 자신의 진짜 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베일버드는 너무 놀라 "와우, 와우, 와우"라고 소리쳤다. 베일버드는 "올슨이 나에게 자신이 동생이라고 했을 때 얼어붙는 것 같았다. 이게 진짜 현실인 건가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들은 잃어버린 시간들에 대해 질문을 주고 받으면서 오랜 시간을 보내다 바(bar)에 가서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축배를 들었다. 그리고 "치킨 윙을 좋아하니? 핑키 토 가지고 있어" 등의 수다를 떨었다.
이어 이미 몇 년 전에 생모와 만난 적이 있는 베일버드가 동생에게 생모와의 만남을 권유하면서 30여 년 만에 헤어진 가족이 서로 감격의 상봉을 하게 됐다.
생모는 ABC 방송과의 통화에서 "아이들에게 최고의 미래를 열어주고 싶었지만, 그 때 아이들이 나와 함께 있으면 그럴 수 없었다. 아이들을 포기하는 것은 슬픈 일이었지만, 아이들을 입양시키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항상 작가가 되는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회가 없었다"며 "아이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감격을 전했다.
이어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 날이 오기를 소망해왔다"고 말했다.
생모 레슬리의 소망은 이제 현실이 됐다. 베일버드는 오는 18일 컬럼비아대를 졸업한다. 이미 작년에 같은 대학을 졸업한 올슨은 생모와 함께 졸업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올슨이 생모를 만나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