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급여금 수급자인 어머니의 사망사실을 숨기고 무려 15년이 넘게 1억원이 넘는 보훈급여를 챙겨온 남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영주경찰서는 11일 어머니 사망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숨진 어머니의 호적 정리를 미룬 채 어머니가 받던 보훈급여를 받아 챙긴 혐의(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백모(62·여)씨를 구속하고, 오빠(64)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이 부당하게 타낸 보훈 급여금과 보훈 명예 수당을 환수하도록 국가 보훈처에 통보했다.
백 씨 남매는 보훈처가 현장 확인을 위해 자꾸 집을 찾아 오자 어머니가 가출했다며 허위 신고를 했고, 이를 의심한 보훈처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 남매는 보훈급여금 수급권자인 어머니가 지난 1999년 숨졌으나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15년 2개월 동안 국가유공자 유족에게 주는 보훈급여금 1억7,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남매는 6·25 전몰군경으로 국가유공자인 아버지가 숨진 뒤 혼자 살던 어머니가 사망하기 전 다시 결혼을 하면서 호적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이중호적 상태인 것을 알고도 보훈급여금을 챙기기 위해 어머니가 살아있는 것처럼 속이려 사망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매달 보훈 급여금을 최대 150만원까지 받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구속된 여동생은 보훈급여를 계속해서 타내기 위해 보훈처 현장 실사 때 시어머니를 살아 있는 어머니로 내세우거나, 숨진 어머니 이름으로 병원 진료 기록을 남기는 등 치밀하게 준비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들의 귀중한 세금으로 마련된 복지재정이 누수되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국민들에게 제대로 수혜가 돌아갈 수 있도록 이들이 보훈급여금과 보훈명예수당을 불법으로 수령한 행위에 대해 국가보훈처와 관할 지자체에 통보해 전액 환수토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