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에서 흑인 청년이 백인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으로 시위가 발생하면서, 현지 일대가 무정부 상태로 빠져들었다.
정부는 미주리주 퍼거슨 시에 내렸던 야간 통행금지령을 하루 연장했다. 제이 닉슨(Jay Nixon) 미주리 주지사는 16일(이하 현지시각) 자정부터 17일 5시간 동안 발령했던 야간 통행금지 지령을 18일에도 같은 시간대에 발령했다.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퍼거슨 시민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건이 발생한 세인트 루이스 교외를 중심으로 야간 통행금지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비상사태는 전날 밤 시위대 중 일부가 도심 가게를 약탈하고 이에 경찰이 다시 최루탄을 터뜨리며 진압을 벌인 뒤 이뤄졌다.
경찰 당국은 희생자 마이클 브라운(18)으로 보이는 청년이 사망 직전 상점에서 담배를 훔치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을 15일 전격 공개했다.
경찰은 브라운과 그의 친구 도리안 존슨을 인근 상점에서 발생한 2인조 담배 강도 사건의 용의자로 보고 있으며, 존슨은 변호사를 통해 강도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브라운에게 총격을 가한 경찰관 대런 윌슨은 브라운이 존슨과 함께 강도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었으며, 윌슨 경관이 이 두 명을 불러 세운 이유는 이들이 도로 한가운데서 걷는 등 교통 방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인정했다.
또 다른 목격자에 따르면, 브라운은 양손을 펴서 머리 위로 올리며 '쏘지 말라'는 자세를 취했으나, 경찰이 이를 무시하고 총을 쏜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이와 관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에 진정을 당부했으며, 미국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에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야간 통행금지령 첫날 200여 명이 시위를 계속했으며, 경찰은 시위대에 최루탄과 연막탄을 발사해 해산시켰고, 7명을 체포했다.
흑인 지도자들은 퍼거슨 시에 속속 도착해 시위와 함께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를 포함한 수십 명이, 브라운이 사망한 곳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